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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풍경 둘 / 2002년 씀

세상살이이야기

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08. 7. 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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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1.

대형할인마트에 갔다.

화려하고 깨끗해 보이는 수많은 상품들...

빨리 쇼핑하고 돌아가려는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는 한귀퉁이에 초라하게 만들어 놓은 놀이터가 더 관심이다.
그나마도 매장밖에 별도로 설치해 놓은 놀이터는
한때 있던 정글찜같은 미로 놀이기구를 그날은 없애버려서
맨바닥에 매트리스 한장 달랑 깔아놓고
담벼락같이 쿠션으로 빙 둘러만 놓았다.

그래도 아이는 마냥 신이났다.
그저 다른 아이들이 같이 놀고 있다는게 좋을 뿐이다.
집에서는 혼자로 심심할 뿐이지만
나오면 형도 있고 누나도 있고 동생도 있고...
상대해주건 안해주건 상관이없다...
열심히 뛰고 넘어지고 부딪히고 웃고 울고...

매장은 문을 닫고 돌아갈 시간이 지나서
이젠 두어명 밖에 안남아서 부모는 마음이 급한데도
돌아갈 생각을 안한다.

달랑 또래 두명 남은 아이외에 웬 키가 껑충한 아이가 한명 더 있다.
보기에도 나이도 많고 그런데 놀 아이도 아닌데
마냥 자기보다 한창 아래 우리 아이들과 노는게 신나는 모양인지
같이 뛰어다니고 아이들이 담으로 놓은 쿠션밖으로 나가면
데려다 담안에 놓고...
처음에는 웬 큰애가 자기 또래랑 안놀고 여기서 주책인가 했는데
가만히 물어보니 집에가도 아무도 없단다.
부모가 맞벌이 해서 12시 넘어야 온단다.
하긴 그 시간이면 다른 친구들도 다 집으로 돌아갔으니
놀아줄 친구들도 없겠지...
휴일에 그런데 와서 노는걸 보면 달리 친구들이 없을수도 있겠지...

하긴 근처에 영구임대주택 단지가 있어 그기 사는 아이일지도 모르지...

마음같아서는 아이랑 계속 두고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늦었다.
늦은 시간이지만 우리 아이를 데리고 가면서 괜히 마음이 미안했다.
혼자 놀면 배도 고플 것 같아서 나는 한 5천원 주고 갈려는데
마누라가 막더니 3천원만 주었다.
꾸벅 고개만 숙일 뿐 별다른 말이 없다.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쑥스러운지...경험이 없는지...당연한건지...

화려한 외국계 할인마트와 가난한 맞벌이집 아이....


풍경2.

주말 늦은 오후,,,
방안에서 아이랑 뒹굴거리는 나를 마누라가 냅다 두들겨 찬다,
나가서 아이하고 공이라도 차라구.
구래서 삐적삐적 아이랑 축구공이랑 마누라랑 아파트 앞으로 나왔다.
낡은 주공아파트이지만 주차장은 비좁지만
그래도 녹지와 여유공간이 많은 단지라서 여기저기 아이들이 뛰어놀수 있는게 좋다.

그래도 주차장 비좁아서 열받을 때가 있다.
주차선에 주차하던지 아니면 그 중간에 이열주차하는데 중간에 주차할때는
반드시 기어중립으로 해놓고 주차브레이크를 당겨놓으면 안된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궂이 불러내지 않아도 스스로들 밀어내고
차를 움직일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간혹 손님들 중이나 주민들중에도 아무생각없이 주차장 가운데에
차를 주차하면서 주차브레이크 당겨놓는 잉간들이 있다.
몇동몇호라고 씌어있어도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에 그집 문을 두드리기가
쉽지않다...잠이 덜깬 불퀘한 얼굴이 나타날텐데 틀림없이...
한번은 그런 차 때문에 가뜩이나 실력없는 운전실력으로 이리저리 차를
몸을 비틀어서?? 겨우 빠져나왔는데 너무 화가나서
"이 비러처먹을 놈아 주차브레이크 올리지 말던지...연락처라도 적어놔라..."
라고 써놓고 빠져 나온적도 있다...나삔 잉간...

이야기가 옆으로 새버렸네...

하여튼 아파트 공터에 나와보니 놀이터에도 공터에도 아이들이 바글거린다.
어린 아이들은 부모랑 나와있고 좀 큰아이들이 지들끼리 모여서 공차고 놀고...
우리 아이는 나랑 놀다가 재미없는지 지혼자 이리저리 공을 굴리다가
괜히 큰 아이들 노는 미끄럼틀에 몇번 갔다왔다 한다.

그런데 걔중에 한아이가 혼자 공가지고 놀다가 우리아이 노는걸 물끄럼히 본다.
몇살이나 됐을까,,,
까무잡잡하고 키도 작고...물어보니 7살이란다.
근데 우리 아이는 아직 천방지축 그 아이랑 놀수가 없다...너무 어려서...

아파트 뒤에서 있다가 먼지가 많이 날려서 아파트 앞 공터에 잔디가 있는데로
자리를 옮겼는데 어느새 그 아이도 따라와 있다.
우리 아이랑 노는데 그 아이도 슬그머니 낀다.
우리 아이는 공만보면 손으로 잡아서 엉뚱한데로 굴려버리니
제대로 놀수도 없는데도 그 아이는 달리 낄데가 없나보다...
그래서 나랑 그아이랑 공을 주고 받게되었고 우리 아이는 마누라랑 놀다가
중간에 끼어들다가...그렇게 놀았다...
남들이 보면 한가족인줄 알았을 거다...
그 아이 참 외롭겠다.
집에 부모가 같이 놀아주지도 않고...아마 일하는 중일까...
또래 친구도 없을까...
우리 아이가 금방 싫증내서 오래 놀지도 못하고 또 옮겨야 했다.
그래서 그아이랑도 헤어져야 했다...
괜히 미안했다....

놀이터에서 혼자노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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