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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동기 장례식을 마치고... 고향선산 벌초도 하고... 이제 가을로 ...

세상살이이야기

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10. 9. 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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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입사동기 4일간의 장례를 마쳤다.

고1,중3의 두 딸은 때론 슬픈 얼굴이었지만 아직 철이 없는지... 아니면 성격상 그런건지

대부분 해맑은 얼굴로 웃음짓기도 해서... 더 가슴이 아팠다.

저 철없는 아이들 눈에 밟혀서 그 친구는 어떻게 떠났을까...

 

병원의 수술과정의 과실이 아닌지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 했지만

유족들 말로는 병원 의사도 그동안 관리해오던 주치의였고,,, 그 친구의 아는 후배였고...

그리고 그 친구가 어려서부터 선천적인 질병을 가지고 있었단다.

루프슨병이라고...

그렇다면 수술이라도 하지 말았으면... 인생을 정리할 시간이라도 있었을텐데...

 

이틀 밤동안 많은 회사 동료들이 놀라서 장례식장에 다녀왔고...

특히나 입사동기들은 더욱 황망해 했다.

회사에 다닐때 성격도 좋고 사람좋아해서 두루두루 아는 사람도 많고

또 신망도 두터워서 다들 애석해 하고... 진심으로 슬퍼해 줬다...

 

나는 이틀밤 계속 장례식장을 지키면서 조문오는 직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발인하는 날도 병원에 왔다가 벽제화장장과 납골당 추모공원까지 갔다 왔다.

벽제화장장은 영구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서

거대한 처리공장 처럼 움직이고 있었고

끊임없는 검은 옷 입은 사람들의 물결과 비명소리, 울음소리로 가득차서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특히나 화장을 마치고 기계로 뼈를 가는 소리는 정말...끔찍했다...

 

분당옆 오포에 있는 납골당 추모공원은 최근에 지은 곳이라 조용하고 깨끗했다.

고 장진영씨도 모신곳이라고 한다.

 

장례식 기간동안 참 많이 친하고 가깝게 지낸 동료의 죽음앞에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쳐갔다. 잠도 많이 못잤고...

인생 어차피 떠나는 거지만... 저렇게 준비도 없이 일찍 가고싶지는 않은데...

젊은 죽음은 언제나 비통하고 애석하다.

부모님보다 먼저 가는 불효... 어머니 아버지 가슴은 어떠실까...

 

누구도 내일을 알수 없는데

다들 바둥거리며 오늘을 산다. 서로 헐뜯고 시기하고... 자기 욕심을 채우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 것인가.

인생은 우주는..............

 

장례식 마치고 나서 지난 주말 고향에 벌초하러 다녀왔다.

큰형도 오시고... 사촌동생도 오시고...

올해도 막내는 소식조차 없다...

 

가스식 예초기를 하나더 구입해서 간 덕분에

네군데나 벌초를 해야했는데 토요일 오후에 시작해서 밤까지 모두 마쳤다.

마지막 벌초할때는 깜깜해서 제대로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무덤가에 이리저리 날아가는 반딧불이가 가신분의 영혼처럼 빛났다.

 

서울로 돌아오는 일요일은 햇살이 다시 쨍쨍하더니 금새 비가 내리고...

번개에 천둥까지...

세상사 어지러움 처럼 날씨마저 어지럽구나...

 

그래도 이제 가을로 점점 접어드는 걸...

가슴으로 느끼겠다. 가끔 부는 바람도 가을에 묻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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