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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등산 ... 비로봉에서 국망봉까지, 능선의 철쭉길 / 2014.05.30

그리운곳아름다운곳

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14. 6. 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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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고향 아버지 생신이라 가족들이 모두 모이기로 해서

지난주에는 금요일 휴가를 내고 산을 다녀왔다.

한주일이라도 산을 쉬게되면 뭔가 해야할일을 놓친듯하고

그다음 일주일이 무기력해지는 걸 보면

이젠 나도 산사람이 조금씩 되어 가는 것 같다...

 

이번에 간 산은 주말부터 철쭉제가 열린다는 소백산...

평일이라 같이 갈 일행이 없어서 혼자 가기로 했다.

 

소백산은 2년전에 한겨울에 올라갔다가 정상의 칼바람을 제대로 맛본적이 있고

작년에는 같은 5월달에 학교 동기들과 단체로 천동에서 비로봉까지 다녀온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코스를 어디로 할까 고민하다가 겨울에 올라갔던 코스를 그대로 가보기로 했다.

삼가주차장-비로사-비로봉-국망봉-초암사-자락길-비로사 코스로...

 

삼가주차장에서 차를 세우고 올라가도 되지만 시간이 좀 늦었고 따로 차를 통제하지 않아서

비로사까지 가서 차를 세웠다. 중간에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서 올라가는 단체 산악회원들이

차를 째려본다... 자기들도 버스가 올라갈수만 있다면 비로사까지 왔을것을...

 

비로사 주차장에는 평일이지만 차들이 여러대 주차해 있고 서너명씩 산을 올라가는 분들도

보인다. 비로사 옆길로 해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출발... 시간은 10시 반이 다되어 간다.

이상고온으로 한여름 날씨... 반바지와 반팔을 입었지만 금새 땀에 젖는다...

길은 차츰 가팔라지고 계단길과 너덜길이 교대로 나타난다. 겨울에 본 풍경과 달라서

처음 와보는 길 같다.

 

숨이 턱에 차서 중간중간 쉬어 가는데 그래도 울창한 나무그늘덕에 쉴만한것 같다.

일행없이 혼자 오르니 오래 쉬어야 할 일도 없고... 물좀 마시고 한숨 돌리면 다시 출발...

중간에 두군데쯤 전망이 터진 곳 외에는 계속 숲길...

그러다가 정상부근에서 갑자기 탁 트인 초원지대가 나타난다...겨울에 왔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는 정상직전까지 온화하던 날씨가 정상에 서자마자 칼바람이 몰아쳐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오늘은 정상에 도착하니 시원한 바람이 불고 땀을 식혀주니 기분이 날아갈것 같다.

시간은 12시 10분경...1시간 40분만에 정상에 오른 것이다. 평일이라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많은 분들이 등산을 즐기고 있다. 여기저기 다른 코스에서도 계속 조금씩 산객들이 올라온다.

다른 분에게 부탁해서 인증샷을 찍고... 잠시 머물다가 한갓진 곳에서 식사를 하려고

국망봉쪽으로 이동을 했다.

 

조금 내려오니 길 가운데 큰 바위 무더기가 있어서 그곳에서 잠시 간식거리를 먹고 다시

출발...

 

능선에는 완만한 등성이에 초원지대가 펼쳐져 있어서 전망이 좋고 목장같은 느낌이 든다.

야생초와 야생화들이 어우러져 피어있고...사이사이에 철쭉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나서

힘들게 산행한 보상을 해주는 것 같다.

 

완만한 능선에 초원이 펼쳐진 산은 많지 않은데 소백산이 능선이 아름다운 산중에서

최고 으뜸인것 같다. 천동에서 올라오는 쪽에는 주목나무들도 멋지고...

비로사에서 올라가는 길은 코스는 짧지만 전망이 없고 참나무 숲속이라서 정상에

오를때까지는 볼거리가 없는게 흠이기는 하다...

 

철쭉꽃이 이미 지고 있기도 해서 철쭉제 철을 잘못 잡은 것도 같지만...

주위 풍경과 연분홍 철쭉꽃이 핀 모습이 장관이고 온갖 야생화들이 어우러진 넓은

초원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탁 트이고 가슴이 시원해지는 최고의 전망을 보여준다.

 

간식으로 간단히 먹고 국망봉쪽으로 부지런히 발걸음... 약간의 오르막 내리막이

있지만 능선의 숲길을 쭉 가는 길이어서 힘들지는 않지만 바람이 멈추면 여전히 덥고

이미 땀을 많이 흘린뒤라서 조금씩 지쳐온다.

 

겨울에 왔을 때는 너무 춥고 힘들어서 국망봉 가는 갈림길에서 포기하고 초암사쪽으로

바로 내려왔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국망봉에 들러게 되었다. 비로봉위에만 사람들이

많고 그 다음부터는 산객들이 드문드문 있다. 국망봉에도 한무리 일행들이 떠나버리자

나와 다른 노부부 한쌍만 보인다. 그분들에게 부탁해서 사진을 찍고 다시 하산길로...

 

완만한 능선에 중간중간 바위 무더기들이 솟아오른 모습이 이채롭다. 국망봉 너머에도

능선길이 계속 이어지고 멋진 전경들이 펼쳐지는데.... 다 가보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

 

초암사로 내려오는 하산길은 가파른 비탈진길... 계단도 많고 돌이 섞인 흙길도 나타난다.

이쪽으로는 간혹 올라오는 사람들 두엇 만나기는 했지만 내려오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다들 다른 코스로 넘어가던지 비로봉에서 다시 비로사로 내려갔나보다...

 

한참을 내려오니 진기한 돼지바위가 나타나고 그다음은 낙동강 발원지와 봉바위가

나타난다. 경사진 산길에서 평평하고 넓은 공터가 있는게 신기한데... 그간 비가

별로 안내려서 그런지 물이 안보인다. 겨우 숲속에서 졸졸거리는 샘물을 보니 반갑다.

세수만 해도 얼마나 시원한지...

 

그곳에서 차츰 내려갈수록 계곡의 물도 많아지고 계곡도 넓어지기 시작한다.

울창한 숲속에 원시림처럼 우거진 계곡길은 써늘하고 오싹한 기분이 든다. 주위에

아무도 없다보니...

그러다가 초암사 직전에 비로사로 가는 자락길 어귀에서 부부한쌍을 만나니 비로소

마음에 안심이 된다. 그분들도 나와 똑 같은 코스를 거친듯...

 

자락길은 초암사 못미쳐 다시 비로사로 이어지는 둘레길 같은 곳... 소백산 기슭을

휘돌아 가는 3킬로쯤 되는 숲과 계곡이 이어진 길인데... 겨울에 왔을때는 완전히

탈진해서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길도 아름답고 계곡도 멋지다. 더위와 긴 코스에 지치고 힘들었지만 그런 풍경을

보면서 위안을 삼고... 간혹 나타나는 한두채씩 보이는 집들을 구경하며...

달밭골을 지나 비로사에 드디어 도착했다.

 

일찍 찾아온 더위탓에 고생은 했지만 녹음짙은 숲길과 넓은 초원... 온갖 야생화와 철쭉...

그리고 시원한 계곡까지...홀로의 산행이었지만 무사히 잘 다녀온 것이 스스로 대견하고

뿌듯한 산행이었다. 너무 덥고 혼자 간식거리만 대충 먹다보니 체력이 방전되긴 했지만...

중간에 단양휴게소 들러서 늦은 점심겸 저녁을 먹고 기운을 차리고 집으로....

 

다음에는 천문대에서 능선따라 종주하는 코스를 도전해 보고 싶다... 가을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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