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강씨봉 나홀로 등산 ... 아름다운 능선과 단풍든 계곡 / 2015.09.25

추석연휴 시작 첫날...

회사에서 권장 휴무일...

아이들은 학교를 가기 때문에 고향은 다음날 가기로 하고

혼자 등산에 나섰다.

 

이른 봄날 친구랑 둘이서 다녀왔던 곳인데 능선이 아름답고

계곡이 예뻤던 기억이 나서 가을을 느끼러 다시 가보기로 했다.

강씨봉휴양림으로 가는 길은 양쪽에 높다란 산들과 아름다운 계곡을 끼고

벌써 울긋불긋 군데군데 단풍이 들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입구에서부터 마음을 설레게 했다.

 

휴양림에 들어서서 주차비를 내고 등산시작...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산사태 위험으로 폐쇄된 구간,,,

휴양림에서 별도 만들어놓은 데크길로 따라가면 되는데

가다보니 올라갈때는 그냥 계곡길로 가게 되었고

하산할때는 데크길로 내려왔다.

 

궁예의 부인 강씨의 전설이 깃든 계곡에도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고 있다.

널찍한 길을 따라 능선까지 이어지는 길은 어느새 정비를 했는지

더 넓어지고 다듬어져 있었는데...

사람들 편의를 위해 너무 자연을 훼손하는게 아닌지 안타까웠다.

 

도성고개까지 가서 오른쪽은 민둥산 가는길...

왼쪽은 강씨봉 거쳐 오뚜기 고개에서 국망봉과 갈라지는 길...

잠시 쉬는데 지나가던 약초꾼이 길을 물어봐서 화들짝 놀랐다.

그 분 외에는 하산할때 오뚜기고개에서 만난 남녀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름다운 능선길을 보려왔건만 날씨가 너무 쨍하고 더워서 힘든날...

산은 흙산이라서 편하고 힘들지 않은데

능선은 길따라 나무를 다 없애어 놓은 임도길 같아서 그늘이 거의 없다.

바람이 불때는 시원했지만 나머지는 한여름 햇살...

그나마 무덥지는 않았지만 햇살이 너무도 뜨겁고 따갑다.

 

그치만 단풍드는 풍경길에 이또한 즐거움이라 여기고....

혼자 생각하며 길을 가며 풍경을 즐기며...

울창한 전나무숲과 군데군데 억새길...사이사이 야생화들을 즐기며...

예전 친구와 왔던 기억을 되살리며....

 

탁 트인 능선길 따라 주변 산아래 풍경도 한눈에 조망...

멀리서 사격연습하는지 쿵쿵대는 소리도 섞여오고.

간혹 길을 지나가는 뱀에 놀라고

지천으로 깔린 도토리가 발에 밟히고

바람이 잎새들을 살랑이며 지나는 소리에 발을 멈추고,,,

후다닥 달아나는 다람쥐를 잠시 지켜보며,,,

 

가다보니 하산길...그리고 오뚜기고개에서 산오르는 두 남녀가 티격대격

슬쩍 피해가는데 국망봉가는 길을 물어본다.

지도를 보여줬더니 그대로 갔는데 길이 없다고...

나랑 같이 가자고 하는데... 시간도 늦고  모르는 남녀랑....

웃으며 차때문에 원점회귀 한다고 했더니 국망봉길 포기하고 강씨봉으로

오른다... 부부같아 보이진 않고...ㅎㅎ

 

오뚜기 고개에서 휴양림으로 내려오는 길은 완만하고 널찍한 임도길...

양쪽으로 울창한 숲길이라 그늘지고 시원하다.

좀 내려가니 멋진 바위들과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간다.

잠시 얼굴을 씻고...

 

길따라 양쪽으로 구절초꽃을 심어놓았는데... 가을에 잘어울리고 멋지다.

예전에 계곡길이 좁고 무너진 곳도 많았었는데 넓고 제대로 잘 만들어

놓았다. 산사태 방지 시설도 하고..사방댐공사도 하고...

그 길따라 내려오는 길이 편안하고 아름다워서 기분이 절로난다.

홀로 산행이지만  혼자 즐기는 이기분도 너무나 좋다...

 

다시 만난 삼거리에서 다시 계곡으로 내려가 발을 씻고

아름다운 단풍 다시 구경하고...

돌옆에 뱀이 허물을 벗어놓은걸 보고 다시 놀라고...

그러고 오다보니 여섯시간 가까이 시간이 훌쩍...

 

한적하고 아름다운 등산을 홀로 다녀오니 명절을 맞는 기분도 새롭고

봄에 왔던 풍경이 가을로 변한 모습도 멋지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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