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운탄고도 트레킹... 만항재에서 하이원골프장까지 / 2020.01.11

강원도 정선과 영월사이

예전 석탄을 실어 나르던 길이었다는 운탄고도

1000미터가 넘는 높은 산중턱으로 산아래를 굽어보며

꼬불꼬불 널따랗게 흘러가는 길...

구름위를 걷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만항재에서 함백역까지 사이 40킬로가 넘는 거리여서

한번에 가기는 어렵고 대부분 중간에 백패킹을 하거나

하이원리조트를 사이에 두고 두번에 나누어서 가기도 한다.

원래는 회사 산악회에서 단체산행지로 예정되어 있던 곳인데

신청 인원미달로 무산되고 나서 아쉬움에 개별로 다녀왔다.

몇년전에 주변 지인들과 같이 하이원리조트 마운틴 탑까지 곤도라로

올라가서 오른쪽 함백역까지 걸어가본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만항재에서 하이원골프장까지 가서 곤도라로 마운틴탑을 거쳐

리조트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그때도 겨울이었고 눈덮힌 길을 하염없이 종일 걷고 또 걷다보니

어찌나 멀던지 마지막에는 다리도 무릎도 아프고 탈진해서

거의 기다시피 내려왔던 기억이 새롭다.

이번에는 9킬로 남짓 거리여서 그때처럼 기진맥진할 거리도 아니고

날씨도 좋아서 달리 걱정하진 않았다.

다만 눈이 길에만 있고 산에는 눈이 거의 없어서

눈꽃도 보지 못하고 겨울풍경이 다소 밋밋했던게 아쉽다.

이젠 강원도에서도 눈보기가 힘들어 지는 건지....

눈내리면 최고로 멋진 설경을 보여주는 만항재 가는 길도

눈밭에 나무들만 늘어서 있고... 햇빛이 비추고 바람도 불지 않아서

따사롭게 느껴질 날씨였다. 그래도 바닥에 눈이 있어서 아이젠을 신고

그것도 막판에는 벗어야 했지만... 길이 녹아 있어서...

많이 알려지고 주말이라 그런지 관광차와 차들로 만항재주차장과

야생화공원이 있는 함백산 주차장도 가득찼다.

단체로 온 사람들이 바글바글...

한쪽은 함백산 오른다고 시끌시끌... 다른쪽은 만항재로 간다고 시끌벅적

야생화 공원을 지나서 만항재에 오른다음 본격적으로 운탄고도 길로

들어섰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다.

때로 맞은편에서 오는 분들도 있고 가끔 아이들도 있고...

눈썰매에 배낭을 싣고 끌고 가는 분들도 많았는데... 눈이 많지 않아서

다소 재미는 덜한듯 하다.

그렇지만 겨울날씨 답지않게 햇살도 포근하고 바람도 불지 않아서 걷기는

딱 좋은 날씨이다... 중간쯤에는 등산잠바를 하나 벗었고... 속옷들이 덥게만

느껴진다. 걷다가 쉬다가 풍경 구경하다가...중간에 쉬어서 간식도 먹고...

좀 넓은 공터에 다다르니 점심시간이라서 사람들도 가득하다...

다들 먹기위해 온듯... 잔뜩 벌여놓고 열심히들 드신다...

나중에 보니 이분들은 그기서 식사를 마치고 다시 차있는 만항재로 돌아간듯 하다.

나는 계속 진행해서 어느듯 하이원씨씨 골프장에 도착했다.

이쪽은 골프장 주차장에 차를 대기시켜서 타고 가기도 하고 곤도라를 타러 오는

곳이었다. 곤도라를 타고 다시 마운틴탑 산위로 올라가서는 곤도라를 갈아타고

다시 리조트 쪽으로 내려가야 했다.

곤도라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도 멋지다. 스키장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점점의 사람들이 개미떼 같다... 중간에 한번더 갈아타고 밸리콘도까지 내려가서

그기서 택시를 불러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강원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시는 기사아저씨가 정선과 태백에 대해서 한참

이야기를 해주신다.

뒤풀이는 기사님이 소개해준 태백의 그집한우... 고기가 부드럽고 맛난다.

막걸리도 한잔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어느듯 밤이다.

오랫만에 멀리 정선으로 와서 트레킹이지만 높은 산길을 걸어보고

운탄고도 나머지 길도 걷게 되어서 기분이 좋다. 머리속의 잡념이 다 가시는 느낌이다.

겨울은 좀더 눈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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