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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둘레길4코스 ... 세째날, 금계마을에서 동강마을까지, 지리산리조트 / 202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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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21. 3. 2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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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3코스 인월에서 금계까지만 걷고 세째날은 비도 온다고 하고이정표

준비도 더 안해가서 서울로 돌아오려던 예정이었는데

이틀 걷다보니 정말 좋아서 비는 오지만 하루 더 걸어보기로 했다.

금계마을 건너편의 서암정사와 벽송사 절도 가보고 싶어서...

속옷들은 전날 밤 빨래를 해서 널어 놓았더니 대충 말라서 입을 수 있었고

비옷이랑 작은 우산을 가지고 와서 한번 가보자 싶었다.

 

저녁 하룻밤 더 잘 장소는 동강마을에서 찾다가 조금 떨어진 곳의 지리산리조트라는

모텔 비슷한 시설 괜찮은 장소로 예약을 했는데...

 

아침에 비가 추적거리는 중에 준비를 하고 먼저 식당에 일가시는 여사장님께 인사드리고

조금 있다가 나오면서 바깥 남사장님에게도 인사드리고.. 순둥이 멍멍이에게도...

비가 많이 오거나 힘들면 다시 돌아와서 하루 더 있다 가라고 걱정들 해주신다.

오후에도 전화를 주셔서 다시 확인도 해주시고 두분께 감사하다.

 

비옷을 입고 마을을 내려와 다리를 건너 이정표가 가르키는 데로 산길로 접어들었다가

동네를 가로질러 다시 산길로... 마을길과 겹치지 않게 둘레길을 외곽으로 돌렸나보다.

비옷이 거추장스럽고 불편해서 비가 좀 그치길래 비옷은 접어서 베낭에 걸치고 

우산만 들고 걸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산위에 비구름이 걸려 있고 봄꽃들이 비에

젖는 전경들이 운치있고 좋았다.

 

산길로 얼마간 걸어가니 서암정사가 나타난다. 산중턱에 한편 웅장해보이기도 하고

한편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법당들이 들어서 있고 바위벽마다 부처님을 새겨 놓았는데

경건하고도 이국적이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서암정사를 내려와서 벽송사는 다시 산을 가파르게 올라가야 했다. 널찍한 도로이지만

가파르게 굽이쳐 오르는 오르막을 숨가쁘게 헐떡이며 올라갔더니 법당 대부분은 안거중이라

못들어가게 되어 있어서 절뒤의 큰 노송과 절 전경만 내려다 보고 돌아나왔는데...

절입구에서 다시 산으로 가는 둘레길 안내를 무심히 지나치고 아무 생각없이 절을 다시

내려와서 도로까지 내려와서 칠선계곡 입구까지 와 버렸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지도앱을 보니

둘레길에서 한참 떨어져 있었다... 에고... 다시 벽송사까지 가파른 길을 허탈하게 무거운 발걸음

으로 허우적거리며 올라가야 했다. 중간에 서암정사 갈림길에 숨을 고르는데 혼자 절구경온

함양이 고향이라는 젊은 분이 말을 걸어준다...

 

가파른 길을 두번이나 오르느라 나중에 보니 발에 물집도 생기고 무리가 되었나보다.

이날은 코스도 벗어나서 헤메고 동강마을에서 숙소까지 더 걸어가야해서 결국 20키로 넘게

걸어야 했다. 마지막을 가장 많이 걷게 된 셈...

 

벽송사 뒤의 길은 산 능선까지 계속 오르막 등산길.... 그리고 다시 한참 내리막길...둘레길이

아니라 등산길이었다. 그래도 비냄새 나무냄새 흙냄새가 좋다. 비안개속의 나무들이 꿈결같다.

다시 큰길로 내려와서 도로를 따라 걷는길... 도로로만 걸어야 되는 줄 알았는데 강변의 용유담길을

걷지 못했다. 안내가 좀 되어 있었으면 아쉽다. 나말고도 도로를 걷는 팀이 있었는데 지나치면서

보니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삼대가 걷고 있었다. 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도로가 있었는데

둘레길은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어서 괜찮았지만 간혹 차들이 쌩 달려오기도 해서 조심스럽다.

 

다시 도로를 벗어나서 둘레길은 산길과 마을길 밭들 사이로 이어 진다. 농사짓는 들길이라 일하는 

분들도 간혹 보이고 집개들이 짖고... 사이사이 꽃들이 휘황하니 피어 있고.. 가고 가니 드디어 동강

마을로 접어 들었다. 빗길을 많이 걸었더니 지치고 힘들다. 물집에 발도 아프고...

끝에 다라랐지만 숙소는 다시 더 걸어가야 해서 아름다운 강변길을 다시 한참 걸어가야 했다.

꽃들이 늘어선 길에 강바람도 불고... 

 

숙소인 지리산리조트에 도착하니 까페도 식당도 문을 닫았고 주인은 전화를 하니 나오신다. 오늘도

손님은 나혼자뿐...3층인가 건물에 덩그러니 나혼자... 예전에 래프팅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던 곳

같은데 상황이 그래서 거의 손님이 없는듯 하다. 주말에는 어떤가 싶다. 그런데 리조트에도 식당이

문을 닫았고 동네에도 식당이 없다고 한다. 낭패다. 식당있는 곳은 다시 동강마을쪽으로 한참 걸어

가야하는데 지치고 힘들어서 갈 엄두가 안났다. 그러다가 마지막 다리 건너기 전에 들판에 생뚱맞게

카페가 문을 연곳이 기억나서 찾아가봤더니 커피랑 수제 빵을 판다. 빵과 커피로 허기를 달래고

다음날 먹을 것 까지 사서 왔다. 라면이랑 김치가 생각났지만 어쩔수 없다.

 

숙소에서 씻고 자는데 바닥난방이 제대로 잘 안들어오는 건지 난방기 작동을 잘 못해서 그런지

비가 오는 날씨라서 좀 추웠다. 피곤한 길이라 발의 물집을 터뜨리고 깊이 잠들어 버렸다.

 

다음날은 숙소를 나와서 택시를 타야하나 어쩌나 했는데 리조트 있는 동네앞 한남마을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혹시나 해서 가봤더니 직전 마을에서 출발하는 함양에서 운영하는 농어촌버스가

오분후에 출발시간이었다. 어찌나 반갑던지... 버스는 시간맞춰 오고 버스비도 천원.... 손님은 나랑

중간에 탄 아주머니 한분뿐.... 동네길로 돌아서 가는 버스였지만 함양읍내까지는 금새 도착한다.

시외버스 정류장과 길을 사이에 두고 종점 정류소이다. 터미널에 가서 표를 찾고 근처 식당에서 

순대국으로 아침을 먹고... 시간이 한참 남아서 돌아다녀봤는데 터미널근처에 문을 연 카페나 커피숍이

없어서 조금 걸어서 시내로 들어갔더니 문을 연곳들이 보였다.

 

출발시간까지 달달커피로 시간을 보내다가 버스에 탑승... 주말이라 그런지 버스는 한자리씩 띄우고

자리가 다 찼고 나중엔 두자리도 찬 자리가 있었다.

4코스 못다간 길은 다음에 기회가 될까... 화엄사 노고단을 둘러보지 못했는데... 다시 언제든 오고 싶다.

지리산의 품으로,,, 다시 새출발하는 삶의 기운과 힘을 얻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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