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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둘레길3코스 ... 둘째날, 매동마을에서 금계리까지, 산모듬민박 / 202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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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21. 3. 27.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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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둘레길 3코스 둘째날

남원군 산내면 매동리 매동마을에서 함양군 마천면 금계리까지

 

매동마을 공할머니 민박에서 아침을 든든히 먹고 뒤늦게 도착하신 부산분을 먼저 보내드리고

아침 느긋히 출발.

그런데 동네 매점도 문닫고 민박집 가게에도 물건이 없어서 겨우 생수만 보충하고 먹을 것 

하나없이 출발하게 되었다. 예전엔 중간에 무인 판매대도 있고 카페들도 있었던 것 같은데

등구재 직전에 작은 카페외에는 문 연 곳이 없었다. 

 

매동마을 뒤의 산길을 걷다가 다시 마을길 들길로 접어들고

구석구석 들어선 집들에 감탄하고,,, 아직 들녘은 본격 농사철은 아니어서 한적 했지만

부지런한 분들이 밭을 갈고 무언가 심고 계시는 모습들이 간간히 보인다.

가을녘엔 황금벌판이 더 아름다울 것 같다.

 

작은 연못도 보고 널따란 산길에 잠시 정자에 쉬어도 가고 봄꽃 새싹들 인사하며

화창한 날씨에 그늘없는 곳은 더울 지경...

 

초입에 먼저 나선 민박집 손님을 다시 만나서 잠시 이야기 나누다가 다시 헤어졌다가

내가 길을 잘못들어서 헤매다가 다시 길을 찾아 내려와서 다시 만났는데

등구재 오르기전 헤어지고 나서는 다시 못만났다. 금계리에서 바로 올라가셨을까 다른

민박집 묵으셨을까... 그분의 인생길도 아름답기를 행복하시기를...

 

한때는 오지마을이었을 곳이겠지만 산 중턱까지 논밭과 집들이 들어서 있고 길이 나 있어서

이젠 오지마을도 아니고 외딴 시골 느낌도 들지 않는다. 집들도 대부분 잘 지어놓으셨고...

둘레길 객들이 번거로운지 간혹 마을이나 동네로 들어서지 못하고 우회하게 해놓은 곳이

있고 사유지라고 해서 가로막아 놓은 곳도 보인다.

 

사실 일하시는 분들 옆으로 한가로와 보이는 객들이 놀러다니듯 지나가는게 괜히 죄송하기

하지만... 그 분들도 아름다운 풍경속의 또다른 풍경

멍하니 풍경에 정신 팔려서 삼거리 길에서 직진해야 하는데 좌회전인줄 알고 산으로

올라갔다가 길을 못찾아서 헤매다가 보니 잘못 들어선 것이었다. 둘레길에서도 알바를 하다니...

 

전라북도와 경상남도의 경계인 등구재길은 가파른 길을 한참을 올라가야 했다. 마치 등산하는

느낌... 그늘도 없고 햇살이 내리쬐는데 여름같은 느낌.. 고갯마루에서 숨을 고르며 바람에 땀을

식히고... 다시 산길을 걷다가 창원마을이라는 곳에 들어섰는데 동네 전기공사 한다고 길을

막아놓아서 다시 길을 돌아서 가야했다. 창원마을에서 금계마을로 가는 마지막 길은 배도 

고프고 지치고 길도 다소 가파른 길이어서 진이 다 빠지고... 금계마을로 접어드니 멀리 천왕봉이

정면으로 바라다 보인다. 예약한 민박집을 지나쳐서 내리막길을 더 내려가서 동네 끝 도로가에

있는 식당에 들러 허겁지겁 김치찌게로 늦은 식사를 했다. 동네분들이 늦은 점심시간인데

모여서 단체로 한참 드시고 빠져 나가시는 참이었다. 그 틈에 혼자 식사할려니 어색했지만...

 

식당근처에 작은 가게도 있어서 다음날 먹을 간식이랑 음료도 사고 다시 언덕길을 올라 산모듬민박

집에 도착... 여긴 나이드신 노부부가 운영하신다. 이층방에 짐을 풀고 씻고 한잠 잤다. 방마다 화장실이

있는 민박집이고 이층방에서 동네랑 멀리 지리산이 한눈에 보인다, 집뒤로도 더 올라가면 다른 집들이

있고 빈 집터도 있다. 거의 산 중턱까지 가파른 길에 집들이 들어선걸 보니 대단하다 싶었다.

 

민박집엔 주말엔 손님들이 많다는데 이날은 나혼자뿐... 저녁과 아침은 주인부부 쓰는 집 거실에서

밥상만 다르게 하고 같이 먹었다. 여기도 푸짐한 반찬에 숭늉과 식혜까지 주신다. 조금 국이 짠것 말고는

배부르게 다 먹었다. 두분은 면소재지에 식당도 하시고 다른 가게도 운영하셨다 하시고 민박집에 

농사까지 지으시고 부지런히 대단히 왕성하게 일하시고 계셨다. 쉬엄쉬엄 일을 줄이셔도 되는 연세

이신데...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좋았다. 바깥 어르신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어둡도록 나누다가

방으로 들어와서 노곤한 하루를 쉬었다. 방은 작은 일인용 침대가 있어서 딱 좋았다. 온수도 잘나오고.

 

하루더 걷기로 해서 가지고 온 옷을 다시 더 입어야 해서 화장실에서 속옷들과 양망을 빨아서 방안에

대충 널었는데 다음날 보니 그럭저럭 말랐지만 양말만 덜 말라 있었다. 멀리 천왕봉에는 흰눈이 아직

남아있고 동네에는 봄꽃들이 피어나는 풍경이 대조적으로 아름답고 신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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