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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 텃밭 가을걷이 ... 고구마, 배추, 무우, 갑자기 닥친 한파 / 2021.10.16

세상살이이야기

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21. 10. 1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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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로 접어들어서도 따뜻하고 덥기조차 한 날들이 이어지다가

비가 몇번 내리고 갑자기 추워진다는 예보...

지난주말에도 일때문에 출근하고 한주일 내내 야근하는 중이었는데

텃밭 수확하러 와 달라는 아버지 호출...

쉬고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는데... 한파에 채소들이 시들어 버릴까 걱정도 되고

추석때 가을걷이 하러 가겠다고 집사람이 약속을 해둔 터여서 

한파가 온다는 일요일 전에 고향집을 토요일날 내려갔다.

 

기분이 이래저래 착잡스러워서 가는 내내 쉬지도 않고

차에서 물만 마시고... 아침도 굶었는데...

가자마자 그냥 바로 일... 이것저것 치울건 많은데 밥먹고 어쩌고 늦을 것 같아서

고구마밭으로 덤벼들었는데...

줄기들이 너무도 잘 자라서 서로 얽히고 섥히고... 바닥은 내린비에 젖은 곳이 많고

지난번에 여동생이 반 수확해서 반남은 자리인데도 한참을 해야했다.

그냥 빈땅 놀리시지 구순이 다된 불편한 몸으로 왜이리 농사를 많이

지으신건지... 짜증이 솟는다... 손수지어 자식들 나눠주고 싶은 맘은 알겠는데

고향집은 그냥 쉬러 오고 싶다....

 

고구마는 그럭저럭 다 캐놓고... 배추랑 무우도 수확하고

그 사이 여기저기 이젠 할일을 다한 호박줄기들 걷어내고 그 사이에 깔린

낙엽들 치우고... 골목길에까지 심어놓으셔서 투덜거리며....

대충 치우고 정리하다보니 어두워진다. 중간에 식사하고 여유부렸으면 다하지

못했을뻔 했다.... 해놓고 나니 속은 후련하다.

말없이 일만 하니 집사람이 눈치를 슬슬 본다.

밥도 잘 안넘어가서 그냥 즉석 국수에 김밥 조금 먹고... 수확한것 정리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날씨가 오후부터 바람이 불고 추워진다. 힘들게 일하는데도 땀이 전혀 나지 않는다.

아직 집 주변은 단풍이 들기 전인데 초록의 잎들이 찬바람에 애잔하다.

밭고랑 사이의 사마귀와 벌레들, 땅속의 애벌레들, 집둑의 새앙쥐까지 

찬 겨울맞이 긴 겨울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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