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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진년 설날 고향을 다녀오다 ... 2024.02.10

세상살이이야기

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24. 2. 1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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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는 매년 전날 도착해서 당일날 올라오곤 했는데

이번 설날에는 당일날 새벽에 출발해서 고향집에 도착하자마자 제사부터 지내고

홀로계신 아버지랑 저녁식사 챙겨드리고 저녁늦은 시간에 다시 돌아왔다.

 

오가는 길에 눈이 내리지 않았고 날씨도 포근한 편이었고

길도 막히지 않아서 큰 고생없이 잘 다녀온것 같다.

다만 하루전날 가족들 모여서 음식도 만들고 이야기도 나누고 하는 시간들이

이젠 없어지는 것 같아서 아쉽다.

우리집도 아르바이트 하는 아들 한놈은 이번에 못내려갔다.

큰집에서도 큰아들만 같이 왔고, 작은형 아들은 이번엔 못오고 안부전화만 받았다.

 

아버지가 계셔서 우리형제도 모이고 가족들도 오지만

나중에는 제사도 안지낼것 같고 형제간에도 얼굴보기 힘들어 질것 같다.

집사람 형제들이랑 조카들은 다 서울에 가까이 살다보니 

자주 오고가고 아이들 간에도 정이 쌓이는데

친가 형제들이나 조카들은 지방에 있고 일년에 한두번도 보기 힘들어서 그런지

사촌들 간에도 서먹해지는 듯 하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나서는 분위기가 더 미묘하고 가족간에도 무언가

서먹함이 감돈다. 예전처럼 친척도 형제간도 이젠 남처럼 되어 버리고

가족이라는게 그냥 한지붕밑에 살때만 가족인듯 해지는 시대인듯 하다....

한집에서도 각자 방문 닫고 들어가버리면 텅 빈듯하고 대화도 단절되는 시대이지

더 그런듯 하다.

 

고향동네는 여전히 조용하다. 오가는 이들도 없고 아이들 떠드는 소리도 없다.

그냥 가축들 소리만 간간히 들린다.

텃밭엔 작년에 농사짓고 남은 비닐이 그대로 이고 무너진 축대 돌담도 그대로다.

시들어 말라버린 잡초들이 가득해서 잠시 낫들고 치워놓고 왔다.

 

몇달전부터 아버지 다리에 생긴 욕창이 치료가 잘 안되고 오래간다.

시골이라 초반에 병원에서 잘못 손을 댄것 같다. 병원을 바꾸고 나서야 제대로

치료가 되는 탓에 더 증세가 심해져서 아직도 고생을 하고 계신다.

뼈가 보일정도로 상처가 깊고 염증이 심했는데 이젠 염증도 많이 없어지고

살도 조금씩 차오고 있지만 

워낙 연로하신 분이라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잠시 소독해드리고 약도 발라드리고 왔는데 소독할때 엄청 고통스러워 하신다.

매일매일 처치해주시는 요양사분께 죄송하고 고맙기만 하다.

 

고향의 멀리 높은 산은 흰눈을 그대로 이고 있다.

 

고향을 다녀와서 연휴 남은 시간에 오랫만에 홍천의 친구 시골집을 다녀왔다.

친구가 주말에만 잠깐씩 쓰는 곳이라서 집은 냉기가 가득하고

마당에는 응달이라 눈도 그대로이다.

 

오랫만에 뵈는 옆집 어르신들이 반가워 하신다. 식사를 하라고 하는걸 금방 가야한다고

했더니 만두랑 떡국떡을 싸주신다.

친구가 데려다놓은 반려견이 나를 알아보고 주변을 맴돈다. 사가지고간 간식거리를 줬더니

엄청 좋아한다. 옆집 어르신께도 과일이랑 간식을 사드리고 왔다.

 

집위의 작은 텃밭도 흔적없이 낙엽과 마른 잡초만 가득하다.

집안은 친구가 작업하고 혼자 자고 갔는지 어수선하다. 마당에도 작업도구들이 그대로이다.

시간이 없고 집안이 너무 추워서 그냥 두고 왔다.

 

새봄에 모종심을때나 들러야겠다.

 

고향집

 

홍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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