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반은 못쓰시고 걸음걸이도 보조기구에 의지해야 외출이 가능한 구순의 아버지가
집곁의 텃밭에서 농사지은 채소를 입동이 지났으니 수확해 가져가라는 연락에
형님이 먼저 다녀가고 나는 뒤이어 고향집을 다녀왔다.
가는길 오는길은 빗방울이 떨어지고 보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고향의 날씨는 햇살이 가득하고 포근해서 봄날 같았다.
이미 형이 무우는 다 뽑아놓아서 다듬어서 무우청은 삶아서 가져가고
무우는 들수 있을 정도로 푸대에 담고
배추는 남겨놓은 고랑이 여전히 많아서 결국 한고랑은 남겨놓고 수확을 했다.
가져갈수 있도록 겉잎은 떼어내고 속만 가져가는데도 양이 엄청나다.
떼어낸 겉잎도 예전 같았으면 말려서 우거지로 해먹었거나 짐승들 먹였을텐데
그대로 다시 거름으로 만들려니 아깝지만 어쩔수 없었다.
올해는 무우 배추 농사가 잘되어서 배추는 속이 노랗게 황금빛으로 두텁게 꽉 차있고
무우는 어른 장단지 만하게 굵어 있다.
수확을 하고 정리하고 담고 집주변 낙엽도 청소하고
여동생네 갖다 줄것 까지 차에 실어보니 트렁크는 물론 뒷자리까지 꽉 찼다,
힘들게 농사지으신 거라 다 가져가긴 하는데
몸도 성치 않으신 분이 텃밭 구석구석까지 다 농사를 짓는걸 보니 맘이 안타깝다.
소일거리로 운동삼아 하시라고 조금만 하라고 해도 귀담아 안들으신다.
게다가 내년에는 남에게 빌려준 밭 귀퉁이에 고구마를 다시 심으시겠다니...
결국 목소리를 높여야 했다. 아파트에 보관할 장소도 없고 김장도 안담가서
처분하기도 곤란하다고... 그리고 고구마도 식구들이 예전처럼 많이 잘 먹는것도 아니라서
농사 짓지 말라고 정색을 해서 말씀드렸더니 조금 수긍하시는듯...
연로하고 병약한 몸에 들에까지 다니시다가 큰일 나실까 걱정스럽다.
어머니 생전에도 농사지으러 다니시다가 두번이나 경운기 사고를 내시고도....
집이 가까우면 자주 들러서 갖다 먹겠지만 어쩌다 내려가는 먼거리여서
주변에 나눠주지 않으면 늘 농사지은게 다 썩거나 버려야 하는데
아깝다고 동네에 나눠주시지도 않으신다. 그나마 요양사 아줌마에게만 조금 주시는듯....
고향은 남쪽이라 아직 단풍이 남아 있다. 가을풍경을 즐길새도 없이 바삐 내려갔다가
바삐 다시 돌아와야했다. 일요일날이어서...
마당가에 때모르는 장미가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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