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홍천 시골집
좀 늦긴 했지만 작은 텃밭도 다시 만들고 집안 청소와 정리도 하고
불편한데로 머물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작년에 가득 쌓인 오래된 집안의 물건을 다 치우고 벽지 장판 다 걷어내고
페인트 칠하고 장판깔고 해둔 탓에 긴 겨울지나고 와 보니
크게 손볼곳 없이 습기도 안차고 벌레들도 들어오지 않고 쓸만해졌다.
이번에 친구와 더불어 하루는 텃밭도 만들고 정리도 하고
주말 일박이일은 하룻밤 자고 친구는 다시 만들기 작업으로 하루종일 보내고
나는 음악도 듣고 정리도 하고 텃밭에 물도 주고 하면서 쉬고 왔다.
아직 보일라가 온수가 고장나긴 했지만 그냥 찬물에 샤워할만 했고
냉장고도 홍천읍에 가서 하나 샀다. 중고를 살려고 재활용센타 갔더니
진작 다 나가버리고 물건이 없다고 해서 소형으로 새로 주문을 했다.
그리고 읍내 시장에서 모종도 사서 늦었지만 텃밭에 심었다.
고추 가지 호박 오이 상치 들깨 ....
홍천에 갈때마다 옆집 어르신이 점심식사를 차려주셔서 맛나게 잘 먹고온다.
두분다 건강이 안좋으셔서 농사는 못짓고 계시지만
그래도 잘 계시고 반려견도 돌봐주시고 밭에서 상치도 뜯어가라고 하시고
고마우신 분들이다.
어느새 녹음이 우거진 집뒤의 숲은 울창하게 가득하고 마을풍경도 한가롭고
조용하기만 하다. 밤에는 밤새우는 소쩍새 말고는 자동차 소리도 없고
사람소리도 없고 가로등 불빛과 하늘에 별빛만 있다.
때이른 새벽부터 동네의 닭이 울고 길가의 앵두는 빨갛게 익어간다.
마당가에 앉아서 반려견과 놀다가 커피를 마시며 바람을 맞으면
더없이 평화롭고 복잡했던 생각들과 마음이 텅 비어버리는 느낌이다.
돌아오는 길의 저녁노을 석양이 붉게 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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