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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4월 11일 / 빈가슴에 다시 술을 붓는다.

하이텔시절 글모음

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09. 9. 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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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지도 않는 이제는...빈 가슴에

다시 술을 붓는다.

그대는 이제 너무 멀다.

먼 기억속에서 살아나 오르는 다른 그대를 향해

내 흰손을 내밀어 보지만

부질없다.

이 혼탁한 영혼을 덧씌운

헐벗은 몸을 매음한다.

너에게 웃음을 팔고 너에게 욕정을 판다.

아침엔 메마른 갈증이 창을 두드린다 언제나....

모든것을 잊었다고 생각두 했지만

아무것도 잊은것이 없다.

그저 빛바랜 모습으로 한 구석에 우울히 주저앉아 운다.

너를 지켜주지 못해.

난 나하나로도 이세상이 너무 버거워.

사랑했던 모든 너를 보낸다.

차가운 링겔병의 수액이 너의 야윈 살갗을 파고들어도

난 미친듯이 웃을 뿐이었다...그병원에서...

바람에 흐느적거리며 날리는 꽃잎사이로

세상은 이다지도 어두워만 지나.

어디 굶주린 어린아이 흙을 먹는다.

... ... 굶주리지도 않은 미친 영혼은 어디에 기대어 우나?

사랑이라 말했던 것들이 어디 남아서 녹슬고나 있는지

비오던 골목길을 헤메어두 하나두 남아있지 않다.

맹세하진 않았지만

너의 미소를 믿었던 나는

이밤 네가 증오하던 남자품으로 가고

가려진 커텐틈 사이로 난 가슴을 후벼판다.....

 

봄사이로 비척거리며 내가 간다.

 

 j/u/n/n/y/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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