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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 어느 아줌마의 푸념의 글...

하이텔시절 글모음

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08. 7. 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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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 40128
게시자 : 정*수 (josej***)
등록일 : 1999-12-21 16:40
제 목 : 빌린아이디 입니다...

드디어 이곳에도 눈이란게 내렸다....
연이틀 쌀쌀한 기온이 감돌더니 슬며시 밤새도록 흩뿌리듯 쌓였던게지.....
이틀째나 쌓인눈을 보고서 좋아라 했지만,그거 순간의 기쁨일뿐~~.....
눈이오면 강아지쌔끼 마냥 여기저기 쏘다니고 싶은 이유는 왜일까....
칠개월이나된 배를 부여안고서 어디를 쏘나니겠다고.......

요즘들어 남편과 잦은 말다툼이 이어진다.....
처음부터 맞지 앉는 성격 탔일까......
아무리 둘말의 공통점을 찾으려해도 도저히 어찌할수 없는 경지에 이르른 우리부부
아직 더 살아야하나보다.....

그렇지 않아도 예민한 성격에 임신을 하고서 더욱 심해진 히스테리아닌 히스테리가
물밀듯 밀려 나온다.......
작은 일에도 서훈해하는 나자신을 볼때마다 뒤돌아 후회해보지만..그래도 남편과
끝이 없는 다툼을 어쩔수 없는 평생의 문제점일거다......

이사를 하려고 몇번이나 집을 보러다녔고,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요즘의 내마음
을 다스려보려고 난 생전 안가는 무당집을 다 찾아갔었다.....
들어서자 하는 그 아줌마의 말은 "남편 고집꺽을 생각 말어"였지......
용캐도 알아?ㅊ추더군.....

가슴이 답답하고 낮선 타지에서 친구하나없이 남편 얼굴만 바라보고 사노라니 이제
서서히 지쳐간다....

궁여지책으로 찾앗던 무당집을 다녀오고는 조금은 마음의 여유가 생겨났다....
그네들의 말을 다 믿는건 아니지만 물에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 다는 심정으
로 나는 그곳을 그렇게 찾아갔던 것이지.....
단돈 몇만원의 복채를 주고서 그간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렸으니 돈의 가치는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는데..이런것도 다 쓰잘데기 없다고 남편은 생각하겠지.....

우린 너무 빨리 서둘러 살았고 서둘러 결혼식을 했다.....
그런탓인지 남들이 말하는 흔한 그런 연애한번 못해보았으니 왜 가슴의 한이 안남
으리요만은....하고싶은것 먹고싶은것 다 하지 못하고 사는게 세상이치니.....

엊저녁 등돌린 남편입에서 쏟아져 나온소리는 단한마디...
"넌 참 속도 편하다..."
과연 내가 속이 편한 사람일까.....
그렇게 생각하는 남편이 끝없이 서훈하기만 했지만 그건 남편의 시각에서 볼수있는
그의 잣대일뿐,.....

그간 세번정도 비상금을 내놓았어도 고맘다는 말한마디 제대로 못들었으니.....
그돈을 모아 통장에 가지고 있으면서 별별 생각이 다 들어건만 꾹참고 남편앞에
내 놓은 내 심정을 남편은 도저히 알수 없으리.....

나도 남들처럼 결혼 십년쯤되는 선배 언니들처럼 남편을 소 닭보듯이 하고 싶지만
아직 나에겐 그런 단계는 멀은듯 싶고.......
어느 개그맨이 말했던가.."참아야 하느니라....." 불현듯 이 말이 생각나더군....
참는 자에게 복이 온다고 누가 지랄 같은 소릴 했단 말인가.....
참는 자에겐 울화통만 치만다......요것이 내 생각이라면 세상 사람들은 나를
근자에 유래없는 악처라고 부를텐가......

임신을 하고서 하루 세끼 차려주는것도 힘에 겨우니 ...난 아무래도 악처인가보다]
오늘 아침 딸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우리부부는 각자 라면으로 배를 채웠다
난 무당집을 가기위해 컵하면을 해치웠고 돌아와보니 나면은 손수 라면을 끓여
먹고 나간 흔적이 역력하다......
시어머님이 아시면 천하에 못된년이라고 하시겠지....
남편 아침상을 안차려주었으니.....
나의 성격상으로 남편에게 온갖아양을 떠는 일이 힘겨 겹지만 때때로 남편을 위해
마음에도 없는 아양을 떨고있지만 그걸 남편이 어찌 알아준단 말인가.....

예전 남편의 애인인 여자는 아주 얌전하고 키도크고 늘씬하고 예쁘다고했었다
남자들의 말에 고분고분 했다니 과연 현모양처였던 모양인가보다....
그런 여자와 헤어지고 나와 결혼하여 사는걸 보니 남편과 나는 전생의 웬수지간이
틀림없다.....

난 성격도 지랄같고 애교도 없고 얼굴도 그저 그렇고 몸매도 개판이니까.....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더니 꼭 우리부부를 두고 하는 말 같구나 ......

눈이오면 가슴설레이는 나와 눈이오면 운전이 힘들다고 하는 남편......
뽕짝을 좋아하는 남편과 클래식을 좋아하는 나......
분위기에 죽고 분위기에 사는 나와 분위기란 발톱에 때만큼치도 안여기는 남편...
요것이 우리의 평생 숙제다......

서울사는 선배 아이디를 빌려 요즘 남편과 나는 통신을 이용한다.....
이상하게도 아이디를 빌려쓰면서 유보했던 아이디를 왜 안살리는지에 대해선
남편도 나도 서로 아무 말이 없었다.....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연말이 다가오고있다......
남편은 연말을 핑계로 더 바빠질테고 난 그만큼 더 쓸쓸해 질거다.....

아래 **님의 글을 보았다.....
게시판을 글들중에서 내가 자주 보는 글들중 하나가 **님거다......
꾸밈없고 사실적인 글들이 가슴에 와 닿는다.....
결혼이란 무덤이라고 했던 말이 기억나는 오늘이다....

그 무덤 속에서 오래토록 갖은 고통을 동반한 인내의 열매가 맺혀져야 결혼이란
굴레에서 스스로 벗어날수 있다는걸 살다보면 **님도 아시리라......
사는게 다 그런거지 모.....

돈많은 재벌도 하루에 밥세끼먹고 똥한번싸고 남들처럼 살다 갈거다....
그런 위안으로 나같은 서민이 버티지 못하면 이세상에 남을 가정은 하나도 없을거다


외롭다고 말하면 사치라고 남편은 말할테니까......
십년뒤의 발전된 내모습을 스스로 그려보며 오늘도 시간을 죽이는 아줌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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