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1996년 늦봄 / 96년 우울한 술자리 풍경

하이텔시절 글모음

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09. 9. 28. 13:59

본문

한동안 흩날리던 라일락 향기가 사라진 자리에

어느새 아카시아 꽃 향기가 가득하다.

저녁시간에 자전거로 동네를 돌다가 산밑에까지 가보았는데

아카시아꽃이 막 불들어오는 가로등과 함께 빛나고 있더군.

자전거를 옥상에 올려놓구

어둠이 밀려오는 동네를 산을 집들을 내려다 보다가

하늘을 보니 누구 눈썹같은 초승달이 걸려있네.

바닥에 주저앉아서 멍하니 있으려니 갑자기 울적해지더군.

눈물마저 핑돌라구 해.

 

어제 그제 이틀동안 어떻게 해서 미팅이란걸 하게 되었었는데

그것두 무더기루..4 5..

요즘 아가씨들은 집에 일찍 안들어가는가봐.

두번다 같이 노래방가구 술마시구 놀았는데

1시 넘어서 다들 헤어졌으니...

잘놀았다는데 의미를 두는 듯 파트너정하구 애프터하구 어쩌구하는건

안중에두 없더라구.

그저께 어울렸던 여자얘들은 23-4살이었는데

처음만나가지구도 단란주점에서 노래부르며 부르스도 추고

그것두 아주 찐한 폼으로,,,

우리쪽 한놈은 그 중에 한여자하구 따로 나가서

술 더마시고 집에 바래다주면서 키스를 30분간이나 나눴다나.

난 그 두번다 주최쪽이어서

노는 꼴을 지켜보는 쪽이었지만

한해한해 만남의 문화두 바뀌어 가는걸 느끼겠더라구...

 

어제 미팅에서는 상대편 주선한 여자얘는 30살이었구

나머진 27살들이었는데

그저께 만났던 여자들보다는 좀 얌전하구 조신하데...

근데 주선한 여자얘는 참 보기에 안되보이데...

그나이 먹은것두 그렇고

영 남자들이 안좋아하게 생기고 또 좀 뚱뚱하고

결혼해야한다는 야욕을 노골적으루 들어내더라구.

추해보이진 않았지만

슬퍼지는 기분이었어.....

나도 남보기에 저렇게 보이는걸까...

 

돌아오는길에 같은 쪽 방향의 회사 후배(나이는 동갑)

오게 되었는데

나때문에 알게된 단골 까페를 또 들렀어..

미팅에 기분이 꾸질해졌다구 한잔더 하자구

그리구 그기 자기 파트너 여자도 본다구...

그 까페는 처음 나두 학교선배따라 가게되어서 알게되었는데

벌써 5년정도 되었어.

그 선배는 지방에 발령받아 내려가고

대신 내가 다른사람들하구 가끔가게 되었구.

술값두 싸고 또 밤늦게 거의 올나잇으로 영업을 하거덩,,,

그기 일하는 여자얘들은 대체로 젊어..

20대초반이 대부분이구..

마담은 32살인가 되는데 아직 미혼이구..

마담하구 친해져서 또 부담없어서 편해서 가끔가는데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들두 편해하더라구.

 

술자리에 여자얘들이 붙어서 같이 놀아주는데

머 룸싸롱처럼 광란의 자리는 아니구

이런저런 이야기나 하구..

외박은 거의 안나가나보더라구..

마담이 잘 안보내줘...

 

 


 

 

외박내보내주면 아무래도 그 여자는 다른 테이블에 못가게되니

영업에 지장있구 하니까...

 

근데 난 머 별루 조용히 있다 오는 타입이니까

별 일은 없었지만

아니 나 좋다구 밤에 전화하구 술취해서

깽판부려서 골치아팠던 적두 있었지만

내가 정을 안주니까 그냥 그러구 딴데루 가더라구..후후

 

어제 나랑 같이간 친구도

그기 분위기를 좋아했는데

얼마전에 마담이 그 옆 큰 건물로 가게를 확장 개업했거덩.

어제두 새벽에 갔는데두

인간들 드글드글하데///

그냥 조용히 있다가 그 친구 파트너 얼굴이나 볼라구 했지.

그 파트너가 얼마전 생일이었는데

그 친구가 안찾아왔다구 삐져있었거덩..

그 친구는 미팅하는 와중에 선물하나 사온모양이더라구

 

근데 이미 다른 테이블에 그 여자얘가

가 있어서 우린 그기 끝나기만 기다리며

술잔비우는데

망할 끝날 기미가 안보이네 시간만가구.

그쪽 테이블은 40-50대 중년 남자 3-4명이 앉아있던데

술도 얼마 안처먹으면서 시간만 죽이고 있구

들어보니까 아가씨들 데리고 외박나갈라구 수작을 부리더라구.

그 파트너 아가씨는 우리 온걸 보고는

그쪽을 빨리 끝내고 싶어 안절부절하다가

손님하구 마담한테 욕까지 얻어먹더라구.

나두 마담은 좋아는 하지만 아가씨들한테

너무 돈밝히는 태도보이는건 별루 유쾌하지 못하더군.

 

근데 그 중년놈들이 이 파트너 여자얘를 술을 잔뜩 먹이고는

정신 못차려 헤롱거리는 얘한테 추태를 부리는거야.

우리가 쳐다보는데두 보란듯이

치마 밑으로 손이 들락날락,,

나두 기분이 엿같았는데

내 회사 친구는 어떻겟어...

그래두 둘다 잘 참았지..

머 안참으면 우짤거야...

데리구 살껏두 아니면서 싸움에 깽판벌일수도 없는거구..

단지 우린 늙으면 저리 추해지지 말자는 말과

술만 작살내구 있었지...

씨팔 그땐 내가 안기부나 검찰이나 같은데 다녀서

저런 추한 중년놈들 대가리를 뽀개 버리구 싶더라구.

지 딸같은 여자애를 데리구...감언이설에 추태에 성폭력에...

 

결국 아침이 다 되어서야 그쪽 놈들 나가구

이 친구랑 그 여자얘는 자리를 같이했네...

난 자리를 피해줬지.....

몇 분 있다가 우린 같이 나왔어....

나두 기분이 영그래서 얼마전 생일선물로 받은 백화점

상품권 두장을 그 여자얘랑 다른얘 한명에게 줘버렸어...

동정이래두 좋아..안그러면 미치겠더라구 기분이...

 

내가 머 박애주의자도 아니고 순결주의자도 아니지만

엿같은건 엿같은거지 머....

 

 

 


 

 

미팅하는날 블루스 춤에 키스를 나누는 여자얘랑

중년남자들한테 희롱당하며 술팔고 돈벌아야하는 여자랑

술집여자에게 생일선물 줄려고 미팅끝나고 온 그 친구랑

그리구 나는.....

도대체 무엇이지......

 

저녁에 열심히 빨레하는데

어머님이 전화하셨데//

연휴니까 혹시 내가 내려올까싶으셔서

오지말구 다음달 아버님 생신때나 오라구...

그리구 얼마전 대구에서 선본 여자얘 집쪽에서

날 잘보았는지 외삼촌 통해서 압력을 넣나보던데...

난 잘모르겠다구 어머니께 말하구 통화를 끝냈지만...

 

정말 잘모르겠어...

산다는거

만남이란거....결혼은 더더욱...

오늘처럼 외로운 기분 잔뜩 느끼는 날은

실컷 울고나 싶다......

 

남자도 울면 ..안되나....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