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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의 화야산 ... 소박하고 아름다운 계곡과 야생화, 진달래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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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13. 5. 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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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토요일

친구랑 둘이서 청평댐 근처의 화야산을 다녀왔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을 가자고 친구랑 상의하다가 우연히 인터넷에서 얼레지꽃이

유명하다는 화야산을 가기로 결정...

얼레지꽃 외에도 진귀하고 아름다운 봄꽃들이 이른 봄부터 가득 피어서

출사하는 분들로 발디딜틈도 없다는 산인데...

출사철이 지나고 꽃들도 다 진 때문인지 우리가 찾아갔을때는 등산객이 몇사람 없었다.

 

친구랑 집근처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 양평을 거쳐 청평으로 출발...

짙은 안개가 자욱한 도로는 차들도 드물고 한적하니 좋았다.

도로가에는 이제 철이 지나긴 했지만 가로수로 늘어선 벚꽃들이 줄지어 서 있고

북한강을 따라 가는 길은 드라이브 하기에 제격...

시커먼 남자 둘이 등산하러 가는 길이라....ㅠ.ㅠ

 

강남금식기도원 이정표를 찾아서 국도에서 동네길로 접어들어가니

길따라 마을이 들어서 있고

언제 세웠는지 큰 기도원 건물이 널찍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에도 큰 벚꽃나무들이 가득...

조금더 올라가니 주차장이 나타난다. 주차장이라기 보다는 그냥 공터...

재래식의 작은 화장실은 낡았다.

 

채비를 해서 계곡을 따라 등산을 시작...

완만하고 널찍한 길이 한쪽은 계곡 한쪽은 산을 끼고 뻗어 올라간다.

작은 계곡은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바위사이 꽃들도 피어있고, 곳곳의 바위들도 멋지다.

길옆 산기슭에는 이제 꽃이 다 져버린 얼레지 군락지...

간혹 뒤늦게 핀 얼레지꽃이 한두송이 반겨준다...

얼마나 많은 출사객들이 다녀갔는지 군락지 여기저기 길이 나있고

발에 밟혀진 꽃들이 가득하다.

 

진귀한 꽃 사진 찍겠다는 의지들은 좋지만 꽃들을 훼손해서야 되겠는가.

누구는 꽃을 뽑아서 고목에다 심고 의도적인 작품사진까지 찍는다는 글을 봤다.

참 한심스럽다. 있는 그대로 최대한 다치지 않게 조심스레 찍어야하는게 당연한것 아닌지.

양심도 없고 부끄러움도 모르는 사람들이 사진기술만 좋으면 뭐하겠는가.

영혼없는 예술가 아닌 양아치들일 뿐이지...

 

조금 올라가니 운곡암 암자가 나타난다. 그냥 보기엔 절이라기 보다는 그냥

산기슭에 대충 지어놓은 살림집 같다.

그래도 돈들여서 삐까번쩍하게 지어놓은 사찰보다는 소박하고 자연스럽다.

약간 지저분한 느낌은 들지만...

운곡암을 지나서 더 올라가니 화야산장이 나타난다.

산중턱에 집들이 두어채 보이고 밭도 있고 염소와 닭들도 키우나 보다.

아마 닭을 잡아서 팔기도 하는 것 같은데 처리는 제대로 하는지 궁금하다.

바로 밑이 청평댐이고 상수원인데...

 

화야산장을 지나서부터는 본격적인 산길이다. 울창한 숲길이 나타난다.

예전 사람이 살았던 집터 흔적도 있고...

산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과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 나뉘어져 있는데

우리는 리본이 매어져 있는 계곡길을 따라 올라갔다.

돌이 많이 섞인 너덜길... 계곡에는 온갖 나무들이 가득하고 묘하게 생긴 것들도 많다.

계곡 끝에서부터는 가파른 오르막길...그러나 길지 않다. 조금 숨이 찰만하면

어느새 능선이다.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더 가면 마침내 정상...

 

정상은 특별한 것이 없고 표지석만 덩그러니... 조망이나 전망도 좋지 않다.

사진찍고 내려와서 평상이 있는 곳에 자리잡고 맛있는 점심식사...좀 이른 시간이기는 해도...

 

하산길은 뾰루봉쪽으로 가다가 다시 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잡았다.

정상 부근에는 별다른 볼것없었지만 뾰루봉쪽으로 가는 길은 진달래도 보이고 간간히

소나무도 들어서 있어서 좀 나았다.

한참 내려가니 계곡으로 가는 이정표가 있었는데 길이 상당히 가팔라보여서

다리가 좋지 않은 친구가 조금더 올라가서 능선따라 내려가자고 한다.

할수없이 봉우리를 두어개 더 넘어갔다. 눈에 보이는 능선길이 막상 가보면 더 뒤에 있다.

산에서는 눈앞에 보이는 봉우리나 능선이 실제로는 아닌 경우가 많다.

다른 봉우리들과 겹쳐 보이기 때문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

적당한 능선이 나타나고 사람이 다닌 흔적도 보이길래 무작정 하산길로 잡았다.

 

등산로는 아니만 간혹 사람의 흔적이 보이는것으로 봐서는 아마도 약초꾼들이나

동네분들이 다니는 길인듯 하다.

사람이 많이 다닌 길이 아니어서 낙엽이 수북하고 미끄럽다. 경사도 좀 있고.

그래도 화야산 정상부근보다는 전망도 좋고 중간중간 바위도 나타나고 큰 소나무들이

절벽따라 늘어서 있으며

특히나 진달래가 계속 능선따라 피어있어서 하산하는 길의 즐거움을 준다.

길은 거칠었지만 전망좋은 곳에서 경치도 감상하고 사진도 찍고...

진달래 숲속에서 꽃구경도 실컷하고...

 

능선의 끝에쯤 오니 저아래 계곡이 나타난다.

길이 갑자기 급하게 경사가 져서 마지막에 좀 힘들었지만 큰 탈없이 잘 내려왔다.

친구는 그 와중에 손에 작은 상처를 입긴 했지만...

 

계곡에서 얼굴을 씻으니 더할나위 없이 상쾌하다...

화야산 정상만 보고 왔으면 계곡 외에는 재미없을뿐 했다...

낭떠러지 길을 좀 위험하게 내려오긴 했어도 조심스레 이것저것 살피며 왔기에

무리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길 아닌 곳은 가급적 가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산중에서 길을 잃거나 낮에 다 내려오지 못하면 정말 낭패가 아니겠는가.

 

다시 하산하는 길은 마음도 가볍고 기분도 즐겁다.

큰 목련나무가 가득 꽃을 피운 운곡암을 다시 지나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내려올때 많이 돌아서 오고 길도 좀 헤맨 때문에

8시에 올라간 산을 4시가 다되어서 내려왔다. 뾰루봉으로 종주했어도 비슷했을것 같다.

 

화야산을 떠나서 친구랑 둘이서 지난해 다녀온 설악면의 송어양식장을 찾아가서

송어회를 배불리 먹고 친구는 술도 한잔하고...

음료수만 마신 내가 운전해서 서울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은 차들이 좀 많아진다.

 

잘 알아보지 않고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산인것으로 생각하고 가본 화야산...

뜻밖에도 계곡길이 소담하고 예쁘서 좋았고

등산로가 아닌 길에서 고생은 좀 했지만 진달래 능선에서 마음껏 진달래꽃을 즐길수 있어서

다이나믹하고 재미있는 산행이었던 것 같다.

역시 등산은 맘에 맞는 사람과 조촐하게 가는 것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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