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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강씨봉 등산 ... 아름다운 능선길과 길고 시원한 계곡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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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13. 5. 1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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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등산도 좋고

마음과 생각이 통하는 ... 그리고 어린시절 추억을 함께하는 고향친구와의 산행도

좋다... 예전 학창시절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 추억 이야기, 첫사랑 이야기를 산행내내

나누며 산도 즐기고 우정도 돈독히 하고 무엇보다 적적하지 않고 외롭지 않아서 좋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서 든든한 동반자로서 좋다.

 

지난 5월 11일 토요일은 그런 고향친구와 둘이서 등산을 했다.

가평의 강씨봉...

그러고보니 최근에는 가평쪽의 산을 많이 찾은 것 같다. 경기도의 산이지만

경기도 외곽이고 서울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강원도에 붙어 있어서

산들이 높고 강원도의 산들 못지 않은 풍광과 경치를 즐길수 있어서 좋다.

 

친구가 우리집으로 차를 몰고 데리러 와서 같이 출발...아침 6시 반...

가다가 국도변 중간에 곰탕집을 들렀는데 손님이 많아서 그런지 주인이 불친절해서

친구가 화를  좀 냈다. 주문도 안받고... 주문할려고 불렀는데 대충 대답하면서

웃기까지 하니 화가 날수 밖에...

그래도 산에 가는 길인데 즐겁게 먹자...

산에 가는 동안에도 도로에서 왔다갔다 신경을 거슬리는 차들이 좀 있었는데

아무래도 친구가 요즘 힘들어서 그런지 평소보다 과하게 반응한다...

이래서 산에 가야 한다니까...ㅎㅎ

 

강씨봉 등산은 강씨봉자연휴양림에서 부터 시작한다. 휴양림의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깨끗하고 널찍한 화장실도 다녀오고 휴양림의 시설들도 구경하다가 산행에 나섰다.

휴양림 입구에 나무토막에 소원을 써서 걸어놓은 게시판이 있었는데

아이디어가 좋다. 나랑 친구도 적어서 걸어놓았다.

 

휴양림의 산책길을 정비하는지 한쪽에서는 포크레인이 한창 산길과 계곡을

파헤치고 있다. 그바람에 계곡의 물이 온통 흙탕이다.

그속의 물고기와 벌레들이 다 죽지 않았나 걱정이다.

등산로는 산책길로 이용되는 임도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널찍한 길은 좋지만

새로 정비하느라 여기저기 파헤쳐져 있고 계곡에는 흉물스런 콘크리트 댐이 만들어 지고

있다. 저 콘크리트 시멘트 독이 빠질려면 한참 걸린다는데...꼭 저렇게 만들어야 하나...

폭우나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설치하는 것 같기는 한데

그때문에 계곡이 몸살을 앓는것 같아서 썩 보기에 좋지 않다.

 

임도길은 계곡을 끼고 한참을 올라간다. 궁예의 부인이었던 강씨와 그 아들들의 전설이

서려있는 산과 계곡이라서 그런지 동자소니 하는 계곡의 물웅덩이에도 전설이 담겨있다.

등산로는 갈림길에 이르러 한쪽은 계곡을 따라 가고 한쪽은 산능선으로 올라가게

나뉘어져 있다. 우리는 오른쪽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는 능선길을 택했다.

산을 열심히 가꾼 탓인지 등산로는 거의 대부분 임도길로 되어 있어서

평탄하고 넓고... 경사가 아주 완만해서 초보자들이나 가족등산 하기에도 아주 좋을 듯 하다.

 

다만 강씨봉을 거쳐서 오뚜기 고개로 해서 다시 계곡길로 하산해서 휴양림으로 원점 회귀하는

코스는 거의 15킬로 미터에 이르는 긴 코스이다. 이런저런 경치를 즐기고 식사도 하고

하다보면 시간이 생각보다 꽤 걸린다. 다만 위험한 코스나 힘든 코스는 한군데도 없어서

아주 평안한 산행이 될 것 같다.

 

등산로는 물푸레나무 숲과 잣나무 숲... 그리고 억새밭을 지나가면서

여러가지 야생화와 꽃들도 구경하고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가면서 가다보니

금새 도성고개 갈림길 능선에 올라섰다.

한쪽으로는 임도길이 계속 이어져 있고 다른쪽으로는 강씨봉으로 가는 능선길이다.

저 멀리 포천의 동네들도 보이고...

 

도성고개에서 잠시 땀을 식히고 얼려온 막걸리도 한잔하고...

날씨가 화창하다 못해 더운 날이어서 친구는 숫제 웃통을 훌러덩 벗기까지 한다.

햇빛도 비치고 구름속에 잠시 숨기도 했지만 초여름 날씨같이 기온이 올라가서

얇은 등산복조차도 거추장스럽다. 여름용 바지와 반팔로 다음부터는 바꿔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능선길에는 자주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정말로 상쾌하다.

여기저기 돋아나는 새싹들과 꽃들 구경하고 아직도 피어있는 진달래 꽃도 따먹고...

방화선으로 나무를 베어놓은 능선길은 그래서 전망이 좋다.

간혹 나타나는 계단길도 그렇게 길지 않고 오히려 풍경을 멋드러지게 하는 역할을

하는듯 하다.

 

강씨봉에 도착해서 사진을 찍고 햇빛이 따가와서 그늘찾아서 바로 하산...

능선길 곳곳은 멧돼지가 파헤쳐놓은 흔적들이 많다.

산행하는 팀은 연인끼리 온 젊은 한쌍외에는 아무도 없고

산 중턱에 약초와 나물캐러 온 사람들 몇몇이 보인다.

 

큰소나무가 있는 능선의 그늘에서 친구가 준비해온 맛있는 점심을 먹고

옆에서 발견한 운지버섯도 조금 채취해서 다시 하산길...

도성고개에서 오뚜기 고개에 이르는 능선길이 한참 길다. 지금까지는 좋지만

더운 여름철에는 한낮에는 피해야 할것 같다.

능선에서 내리막길로 내려서니 오뚜기 고개가 나온다. 임도의 고개 같은 곳인데

한쪽은 포천의 이동쪽으로 이어지고 다른쪽은 휴양림으로 하산하는 길목이다.

그곳에는 나물캐러 온 분들끼리 모여서 쉬고 있고... 우리도 잠시 쉬다가 다시 하산...

 

조금 내려오니 계곡이 나타난다. 임도길은 계곡을 따라 가다가 계곡을 가로질러

가기도 하고 간혹은 길이 없어지고 계곡을 따라 가면 다시 길이 나타나기도 한다.

물이 많지는 않아서 발이 젖지는 않았는데 비가 좀 오거나 여름철에는

길 찾으려면 계곡에 몸을 담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계곡은 바위도 많고 이끼도 조금씩 자라고 있고 깨끗한 물이 쉼없이 흘러서

시원하고 귀와 눈을 즐겁게 한다.

친구는 계곡물에 훌러덩 알탕까지 했다. 지나가는 나물캐는 다른 분들이

보고는 웃는다. 그리고 산에서 딴건 산사람들끼리 나눠먹어야 한다면서

곰취를 한웅큼 꺼내서 주고 가신다.

나도 계곡물에 얼굴과 머리를 감고 다리를 씻었다... 시원하고 참 좋다...

이제부터는 가을까지는 계곡이 없는 산은 아마 찾지 않을 것 같다...

 

계곡길은 한참 길게 느껴진다. 길이 돌과 바위가 섞인 길이고 간혹 계곡으로

내려가야 하는 길이라서 발바닥이 좀 아프다.

그러나 곳곳에 숨어있는 계곡의 비경에 빠지다 보면 그쯤이야 쉬 잊을수 있다.

여름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강씨봉 계곡을 찾을 것 같다.

 

드디어 처음의 삼거리 갈림길에 도착...다시 휴양림쪽으로 내려간다.

그 사이에 휴양림에 놀러오신 분들이 몇분 길따라 산책을 나오고

계곡에는 가족들과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보인다. 공사하느라 탁해진 계곡물이 좀 아쉽기만 하다.

 

휴양림에는 소원을 적는 게시판도 있고 투호와 전통놀이 하는 곳도 있어서

놀러온 가족들이나 아이들이 잠시 즐기기 좋을 것 같다.

 

9시 반쯤 시작된 산행이 다시 주차장에 오니 5시가 넘었다.

생각보다 너무 오래걸렸다. 경치도 즐기고 사진도 찍으며 느릿느릿 움직이다 보니 그런것 같다.

핸드폰에 저장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사진이 꽉 차버렸다.

그래도 마음은 뿌듯하고 머리는 시원하다. 돌아오는 길가의 계곡들도 멋드러진 모습들인데

온통 식당과 펜션 민박 모텔들이 강가를 다 자리잡고 있어서

편안히 마음놓고 쉴곳이 없다는것이 아쉽다...

 

친구네 집에서 우리집 막내까지 같이 곰취잎으로 삼겹살을 싸먹으니...

다시금 산의 바람과 꽃향기와 계곡의 물소리가 입안 가득 맴도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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