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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산행 - 설악동 비선대에서 마등령 오세암 백담사까지 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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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13. 6. 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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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는 그간 겨울에만 다녔던 설악산으로 산행지를 정했다.

코스가 길고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금요일 밤에 심야버스 타고 가서

도착해서 바로 등산을 해서 공룡능선만 타고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하기로 하고

설악동 - 비선대 - 마등령 - 공룡능선 - 천불동계곡 - 비선대로 코스를 정해서

등산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어찌 이런일이 생기는지... 마치 공룡능선 아직 타면 안된다는 부처님의 계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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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밤 일찍 퇴근해서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장비를 꾸려서 동서울 터미널로 갔다.

후배 두명이랑 만나서 미리 예약해둔 버스표를 찾고

터미널 앞 포장마차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밤 11시 1분 버스에 올랐다.

11시 버스는 우등인데 11시 1분 버스는 일반버스여서 비좁고 불편했다.

게다가 우리 자리는 맨 뒷자리...다섯명이나 앉아서 갈려니 불편하고 갑갑했지만

설악산 간다는 설레임으로 견딜수 있었다. 시간도 논스톱으로 두시간이면 충분하니까...

 

참고로 고속버스 예약할때 28자리는 우등고속이며 40자리는 일반고속이다.

우등은 2줄 1줄 3줄짜리이지만 일반고속은 2줄 2줄 4줄짜리 버스...

 

잠시 눈을 붙인사이 버스는 미시령을 지나 속초시내로 들어선다.

캄캄해서 어디가 어딘지 알수는 없지만 열려진 버스 창문으로 불어오는 공기가

차가워 지는걸 보니 강원도 임을 느끼겠다.

버스는 속초 시내에 중간중간 원하는 승객들 내려주느라 여러번 지체...

한두 사람이 내리는 위치 찾느라 수십명의 승객들을 기다리게 하기도 하고

참 이기적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버스안에 탄 외국인들이 뭐라 느낄까...

 

터미널에 도착해서 미리 와 있는 등산대장과 합류...

일단 요기를 하기로 하고 택시를 타고 시내 교동쪽에 있는 해장국집을 갔다.

택시는 잠시 다시 타고 가기로 하고 대기...

해장국을 먹고 설악동 문여는 시간까지 잠시 기다리느라 조금 쉬었다가

2시 반경 해장국집을 나서는데... 어렵쇼.... 내 등산화만 없는게 아닌가...

덜렁 못보던 슬리퍼만 놓여있는채...

황당하기 이를데 없고... 일행들도 식당 일하는 아줌마도, 택시 기사도 다들

어이가 없어했다.

 

찬찬히 그간 식당에 있었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일하는 아줌마들과 이야기 하다보니

남자 세명이서 왔다가 간 팀들이 의심이 된다.

40대 초 정도이고 한놈은 머리에 두건까지 쓴 놈들인데 술을 많이 마신것도 같고...

아니면 일부러 술취한척 한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다른 손님들은 안면이 있고 동네 사람들인데 그 세명만 첨보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계산도 현금으로 했다니... 고의성이 짙다.

슬리퍼도 작정하고 신고 온것 같고... 내 발 사이즈가 작아서 웬간한 사람들은 발이 안맞을

텐데... 슬리퍼를 신어보니 내 발에 맞다... 이런,.,,,,

 

참 난감하다. 일하시는 아줌마들이 신던 운동화라도 주겠다고 친절을 베푸셨지만

크거나 작고... 등산화로 쓰기에도 안좋고...

택시 기사와 함께 일행들은 속초 시내로 돌아다녀 보기로 했는데

역시나 그시간에 문열어 둔곳도 없고... 가게 전화도 안받고...

파출소로 찾아갔지만 도움받을 일이 없어서 다시 나와야만 했다.

좀도둑이라 생각했는지 사건접수조차 받지 않는다.

 

결국 공룡능선은 포기하고 다른 코스로 가기로 하고 일단 찜질방에서 아침에 등산화 가게

문열때까지 자기로 했다.

시내에 가게들은 9시나 되어야 문을 연다고 해서 그 시간까지는 너무 늦을 것 같아서

아침 6시 반쯤 일어나서 일단 설악동 입구에 가보기로 했다.

등산로 입구의 가게들은 일찍 문을 열것이라고 생각하고...

 

다행이도 그 시간에 가보니 문 연 곳들이 있고 등산화 신발도 있다...

중국산 등산화는 국산 운동화보다 못했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냐 싶어서 바가지 쓰는 느낌도

들었지만 4만 5천원이나 주고 한켤레 구입했다.

신어보니 바닥도 얇고 그냥 실내화 신은 느낌...어쩔수 없지 않은가...

그래도 기분좋게 등산을 하기로 했다.

액뗌이라 여겨야지...

 

7시 반경부터 신흥사 입구로 해서 등산을 시작했는데

이쪽 코스는 그 시간에 사람이 거의 없다. 두어명 관광온 분들 말고는...

한참을 올라가도 한적하고 사람이 없어서 좋은 듯 하다.

아마도 늦게 올라가서 일박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곳에서 올라와서 설악동으로 내려오는

코스라서 그런듯 하다.

 

비선대까지 가는길에 작은 체구에 지게를 지고 가는 동네분을 만났는데

텔레비젼 생활의 달인에 나오셨던 분이라고 하신다.

무거운 짐을 거침없이 지고 나르는 걸로 달인 인정 받으신 분이라고...

순박하시면서도 재미있는 분이라 생각이 된다.

 

비선대까지는 평탄한 코스... 겨울에 본 경치랑 다른 경치가 펼쳐지니 기분이 새롭다.

그간에 다녀온 코스와 반대로 가는 것이기도 해서...

 

비선대부터 금강굴을 거쳐 마등령까지 가는 길은 급경사에 계속 오르막이라

힘들고 어려운 코스가 이어진다.

울창한 숲속에 바람도 없고... 날씨는 더워지고...

금강굴은 코스가는 길에 따로 이어져 있었는데 이왕 온김에 들러보자고 해서

잠시 코스에서 이탈해서 다녀봤는데...

높다란 절벽위에 아찔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니 절벽 가운데 큰 굴이 있고

그곳에 부처님을 모셔놓았다. 그곳을 지키시는 보살 아주머니도 계시고....

원효대사가 수련했던 곳이라니 신기하기만 하다. 금강굴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정말 절경이다. 천불동 계곡을 비롯해서 설악산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곱게 늙으신 중년의 보살님이 커피도 한잔 끓여주시고... 답례로 우리는 손에 감는

장식물을 하나씩 샀다.

 

금강굴에서 나와서 다시 계속되는 험한 길... 물없는 계곡길은 돌 투성이...

얇은 등산화에 충격이 그대로 온다...

오르고 오르다보니 다른 등산객들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두분이 온 다른 일행과 같이 가게 되었다.

속초에서 오신 분들이라는데 젊은 분들이 선후배 사이란다.

워낙 둘사이가 깍듯해서... 나중 생각해보니 군인들 같다...

산 능선에 오르니 드디어 조망이 터지고... 원래 가고자 했던 공룡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뭐라 표현하기 힘들게... 정말 멋지고 웅장하고 신비롭다...

다음에는 꼭 가보리라...

 

올라가는 길에 계속 공룡능선이 높이를 달리하며 나타난다.

멀리 속초시내와 동해바다도 보이고... 산위에 솟아있는 울산바위도 선명히 보인다.

이런 맑은 날이 잘 없다는데 전망이 좋아서 등산하는 기분도 좋다.

중간중간 암벽타는 분들도 꽤 많다.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중간에 금강굴을 다녀오느라 지체한 탓인지 마등령에 오니 시간이 1시가 넘어간다.

마등령 갈림길에는 많은 등산객들로 시끌벅적하다.

넓은 고개위에 사람들이 그득하다...

우리는 그곳을 피해 조금 더 내려가서 그늘진 숲속에 자리를 잡고

중간에 만난 속초에서 온 두분과 같이 점심식사를 했다.

역시 힘든 산행뒤에 먹는 밥맛은 최고다... 시원한 막걸리 한잔도...

 

그렇게 식사하는 중에 일행중에 한 사람이 갑자기 하늘을 보라고 해서 보니

아~~~

하늘 가득히 무지개가 피어난게 아닌가.

산위라서 더 가까워 보이고... 무지개가 아주 커다랗게 보인다.

나무들이 많은 숲속이라서 전망이 좋지는 않았지만... 환상적이었다...

마치 우리들의 산행을 반겨주고 축복해 주는 듯 했다.

다시 보니 쌍무지개이다....

 

나중에 내려와서 들어보니 해무리도 떳다고 한다. 속초시내 분들도 다들 놀라고

경탄스러워 하면서 그 광경을 봤다고 한다.

 

마등령에서 식사를 하고 그 다음부터는 길고 먼 내리막길...

오세암을 거쳐 영시암으로 해서 백담사까지....

내리막길은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지만 거리가 워낙 길어서 지치고 힘든다.

발바닥이 계속 아파서 걷기에 힘들었지만 그냥 견디며 걸었다.

백담사에서 용대리 가는 버스가 6시가 막차라고 해서 더 서둘러야 했다.

 

오세암은 암자라기 보다는 큰 절 같다.

마이크를 틀어놓고 불경을 외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공해고 흠이었다.

그곳에서 숙박을 할수도 있다는데 어디선가 몰려온 할머니들 80명이 다 점령해

버렸다고 한다... 대단한 노익장들이다... 불심인지...

절은 공사하느라 여기저기 자재들이 야적되어 있어서 좀 눈에 거슬린다.

보수공사를 하는걸까... 확장공사를 하는걸까...

절은 절답게 그대로 있는게 가장 좋을텐데...절을 자꾸 키우면 불심도 커지나...

영시암은 눈으로만 한번 훑어보고 그냥 지나쳤다.

 

영시암에서 백담사로 가는 길은 숲속길이 계곡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들으니 지치고 힘든 피로를 다 씻어주는 듯 하다.

백담사가 나타날 즈음에 우리 일행도 계곡으로 들어가서

발과 머리를 씻고 잠시 계곡의 시원함을 즐겼다.

맑고 깨끗하고 시원한 물에 손발과 얼굴을 담그니 피로가 단번에 날라가는 느낌이다.

 

그곳에서 산행중에 만난 두사람과 작별을 하고

백담사도 다음에 들러보기로 하고 셔틀버스를 탔다.

버스는 금새금새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동네 분들 외에는 다른 일반 차들은 못들어온단다...

자연을 지키고 번잡하지 않은 것은 좋은데... 좀 장사속 같다...

버스는 좁다란 산길을 속력을 내면서 잘도 달린다...

 

용대리에 내려서 미리 대기시켜둔 택시를 타고 속초시내의 회센타에 들러서

맛있는 회와 매운탕으로 뒷풀이를 했다.

지난 겨울에 왔을때도 들른 곳이다. 가게가 두곳을 합쳐서 넓어졌다.

아주머니도 알아보시고 반겨주신다.

터미널에 가까운 곳이었지만 너무 맛있게 먹느라 지체해서 마지막에는

고속버스 터미널까지 뛰어야만 했다.

동서울가는 막차가 7시 40분... 너무 빨리 끊어지는 느낌이다.

주말이라도 차를 더 늘려줄수 없을까...

 

그렇게 이틀이 설악과 함께 지나갔다.

 

공룡능선은 못가봤지만 백담사로 가는 코스도 멋지다. 많이 힘들었지만

10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나니 뿌듯하다. 설악산의 여러 코스중 새로운 곳을 다녀왔다는

자부심과 자신감이 생기고... 무사히 다녀옴에 부처님과 하느님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등산화 도둑놈들도 용서해주고 싶다.

그 신신고 부디 무좀이나 듬뿍 걸리기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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