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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산행 ... 성삼재-벽소령대피소-천왕봉-중산리, 1박2일 / 2013.08.15~16 (1)

그리운곳아름다운곳

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13. 8. 2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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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이 있는 샌드위치 연휴에 지리산을 종주로 등산했다.

작년 가을 백무동에서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하산하는 코스는 다녀왔으나

이번에는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거쳐 벽소령대피소에서 일박하고 천왕봉을 거쳐 하산하는 코스로

이틀동안 거의 30킬로미터 가까이 걸었다.

이번에 종주산행을 하면서 비로소 지리산의 참모습을 제대로 본것 같고

무엇보다 여명의 새벽에 천왕봉위로 동터오는 일출을 본 것이 가장 큰 감동이었다.

그리고 밤하늘에 총총한 별자리는 얼마만에 보는 것인지....

 

14일 일찍 퇴근해서 집에가서 채비를 하고 일행 넷이 만나기로 한 남부터미널로 갔다.

남부터미널에서 밤10시 구례가는 버스에 승차...

버스는 거의다가 등산하러 가는 분들로 차 있었다.

고속버스는 중간에 한번 쉬고 정확히 3시간만에 전남 구례읍의 터미널에 도착했다.

캄캄한 밤에 택시들이 줄지어 기다린다.

다들 택시를 타고 구례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영업한다는 김밥집에서 라면과 김밥으로 아침을 먹고

성삼재에 도착했다. 3시부터 입산이라고 해서 한참을 입구에서 기다려야 했다.

밤공기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고지대라서 그런지 공기가 서늘하다.

다들 들뜬 분위기... 채비를 하고, 잠시 바닥에 누워 눈을 붙이고, 스트레칭을 하고...

 

드디어 3시에 입구 문이 열리고 등산의 시작...

우리는 첫날은 벽소령 대피소까지만 가서 그기에서 일박하기로 했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많았다.

노고단의 운해도 즐기고 싶었지만 10시가 되야 들어가는 문을 개방한다기에 다음에 보기로 하고 포기...

캄캄한 밤하늘에 수많은 별들이 초롱초롱 빛난다. 헤드렌턴을 끄고 한참을 올려다 보았다.

별자리를 찍을수 있는 사진기가 없어서 아쉬웠다.

 

캄캄한 등산로를 불빛에 의지해서 묵묵히 걷기만... 낮이었으면 먼 거리였을텐데 밤이어서 그런지

달리 신경쓰지 않고 걷기만 하면 되니까 더 빨리 올라가는 것 같다.

공기도 선선하고... 간혹 올려다보는 밤하늘은 너무도 아름답고...

그리고 무엇보다 놀란것은 여기저기서 많은 등산객들이 같은 시간에 산을 타고 있다는 것...

아마도 광복절 징검다리 연휴라서 평소때보다 더 많은 것 같다.

 

캄캄하던 사방이 조금씩 희뿌옇게 보이기 시작하고 멀리 산 능선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여명의 먼동이 터오기 시작했다.

신비롭고 설레이는 광경... 첫날은 제대로 자리잡고 일출을 보지는 못했지만

전망좋은 능선에서 아침이 밝아오는 광경과 멀리 첩첩히 산봉우리들이 구름에 잠겨있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맑고 청명한 날씨속에 경탄과 경이로운 광경들이 꿈만 같게만 느껴진다.

 

삼도봉을 거쳐 계속 오르락내리락 능선길을 걸었다. 햇볕이 나오고 날씨가 후덥지근해지기

시작하니 걷기에 무척 힘들었다. 금새 지치고...

대부분 숲길이고 나무가 울창해서 그늘이 있기때문에 햇빛을 직접 받지는 않았지만

사이사이 비치는 햇빛도 강렬하고 무엇보다 기온이 올라가서 고지대임에도 무덥고 끈적거리는

땀방울이 쉴새없이 솟는다.

간혹 시원한 바람이 불기도 하고 서늘한 그늘이 나타나기도 해서 그나마 숨을 돌릴수 있었다.

 

등산로는 대부분 돌이 깔린 너덜길이어서 발바닥이 무척 아파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니다보니

흙길이었으면 다 망가져 버렸겠지만... 돌길은 걷기에 참 힘들다.

그렇지만 여름임에도 많은 야생화들이 초원에 가득 피어있고 멋들어진 바위들과 거목들이

나타나서 눈을 즐겁게 해준다. 작은 주목나무들도 아름답고...

 

중간에 넓은 화개재 초원의 쉼터에서 아침이슬 속에서 다리뻗고 푹 쉬기도 하고

연하천대피소의 차가운 계곡물로 땀방울을 씻어내면서 걷다보니

드디어 목적지 벽소령대피소에 도착... 시간은 11시 반경... 8시간 반만에 17~8킬로미터를 걸어온 셈이다.

 

숙소배정은 저녁 6시가 되어야 한다고 해서 우선 대피소 앞 탁자에서 삼겹살 구워서 맛나게 점심을

먹었다. 새벽부터 산을 타기 시작했고 더위에 지친 탓인지 밥맛이 꿀맛이다. 삼겹살이 살살

녹는다... 점심먹고 후식은 아이스크림... 대피소에서 아이스크림을 파는게 아닌가...

2500원짜리 설레임 아이스크림이 그렇게 맛있을줄 미처 몰랐다... 산위에서 얼음을 먹을수 있다니...

나중에 알고보니 다른 대피소는 안되지만 벽소령대피소는 별도의 진입로가 있어서 인근

마을까지 차가 들어오고 그곳에서 아이스크림을 지고 온다고 한다. 5천원한다고 해도 먹을 판이다.

 

점심을 먹고 노곤한 몸을 대피소 안의 공용거실에서 잠시 쉬었다. 낮잠이 꿀맛이다.

다들 코를 골면서 잔다.

 

저녁에 방배정을 하고나서 짐을 정리하고 저녁을 간단히 다시 챙겨먹고... 술마시는 일행은

술마시고... 커피도 한잔하면서 저녁시간을 여유롭게 보냈다. 저녁노을이 지는 지리산 능선의

저녁하늘도 참 아름답고 예쁘다.

대피소 잠자리는 의외로 시원하고 안락하다. 바깥에서 술마시며 떠드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노곤한 탓에 다들 금새 깊이 잠이든다. 산중에서 낯설은 잠자리가 포근하고 안락하게만

느껴지다니... 이 또한 등산의 멋이고 지리산의 깊고 넓은 품에 안긴 때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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