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지리산 종주산행 ... 성삼재-벽소령대피소-천왕봉-중산리, 1박2일 / 2013.08.15~16 (2)

그리운곳아름다운곳

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13. 8. 26. 17:23

본문

 

지리산 종주 2일차...

 

벽소령 대피소에서 노곤하고도 깊은 단잠을 자는동안 바로 창문가의 야외 테이블에서 술판을 벌이는

어느 일행이 거슬리기는 했지만 대체로 깊은 잠을 푹 잔듯 하다.

한여름이지만 에어콘없이도 창문만 열어둔채로 편안히 잠잘수 있을 정도로 공기가 서늘하고

건조했다. 깊은 밤 잠시 화장실 다녀올때 빛나던 달빛과 별빛들이 어찌나 맑고 깨끗하던지...

대피소에서 빌린 모포를 덮고 자야할 정도였다.

 

깊게 잠든 탓에 애초 새벽 1시에 일어나기로 했는데 2시가 넘어서야 일어났다.

부랴부랴 채비를 챙기고 화장실 다녀오고 하다보니 3시쯤 세석대피소를 향해서 출발...

아침은 일출을 보고 나서 세석대피소에서 먹기로 했다.

 

어제에 이어 캄캄한 길을  헤드렌턴 불빛에 의지해서 걷고 또 걷는다.

간혹 능선에서 저 멀리 산아래 동네의 불빛들이 보이고... 하늘에 총총한 별빛도 보이고

서늘한 밤공기와 더불어 평안한 마음으로 걸어 간다.

중간에 선비샘에서 양쪽 능선에서 혼자 산행을 하다가 쉬고 있는 두 산객을 만났다.

홀로 깊은 밤에 산행을 하다니 대단하다 싶다. 선비샘의 물은 차고도 맛있었다.

 

일출을 보려 바삐 움직여 드디어 영신봉에서 일출을 감상할수 있었다.

천왕봉 너머로 붉게 물든 하늘이 점점 동이 터오고 조금씩 날이 밝아지면서 주변의 봉우리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영신봉에는 우리말고도 일출 사진 찍으러 오신 분들이 세분 더 계신다.

하늘은 붉게 터지는데 과연 일출이 제대로 될까 조바심 내면서 기다리는 사이

먼저 오신 세분은 다시 노고단 쪽으로 가버리고... 한 오분쯤 지났을까 천왕봉위가 갑자기

환하게 밝아오면서 태양이 솟아 오르는게 보이지 않는가...

그 감격과 환희를 글로 사진으로 다 표현할수 있을까....

 

비록 천왕봉 위에서 맞이하진 못했지만 영신봉에서 맞이한 천왕봉위로 솟는 일출은

감격이었고 감동이었다... 새벽같이 서둘러서 움직인 보람이 있구나 싶다.

 

다시 세석대피소로 걸음을 옮겨 누룽지탕으로 아침을 든든히 먹고 천왕봉으로 직행...

세석대피소에도 많은 분들이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고... 물 받는 샘에서는 줄을 설 지경...

 

장터목 대피소에서는 공사가 한창이어서 소방용헬기가 계속 나타났다 산아래로 짐을 달고 내려간다.

무슨 공사인지는 모르겠지만 필요해서 하는 일이겠지만 파헤쳐진 장터목의 모습이 썩 좋아보이진

않는데 공사가 끝나면 더 멋있을래나...

가까이서 본 헬기의 위용과 소음은 대단했다...

 

영신봉에서 세석을 거쳐 장터목에 이르는 능선길은 참 아름답고 멋지다.

온갖 야생화가 피어있고 간혹 멋진 암봉도 나타나고, 주목이 섞인 울창한 숲이 새벽 이슬에

젖은 모습은 환상적이고 몽환적이었다.

 

장터목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길은 다시 가파른 능선길이 이어지지만

구름이 몰려왔다 사라지는 전망이 멋지고 능선길에 고사목과 주목들 그리고 야생화들이 한데

어우러져 끝없는 경탄을 자아낸다.

 

드디어 천왕봉 정상에 선 시각이 10시경... 벽소령에서 7시간만에 천왕봉까지 온것이다.

중간에 일출 구경도 하고 아침도 먹고... 넉넉한 시간이라 천왕봉 위에서 한참을 즐겼다.

천왕봉에는 많은 사람들이 붐볐고 인증사진 찍느라 줄을 설 지경...

다양한 연령대와 남녀가 섞여서 울긋불긋한 인파들이 부디 천왕봉에서 많은 감동과 추억을

남겨갔으리라...

천왕봉 근처에서 부터 구름이 바람따라 계속 몰려오고 몰려가는 바람에 전망을 제대로

볼수 없는 것이 아쉽긴 했지만 그 전망은 지난번에 본걸로 만족하고...

 

감동과 설레임 그리고 다시 아쉬움을 남기고 중산리로 하산길...

가파른 길을 끝없이 내려간다. 길은 너덜길이고... 반대에서 올라오는 분들의 헐떡이는 숨소리가

애처롭다. 내려가는 동안 수많은 산객들이 올라오고 또 올라온다...

다들 대단하다... 중산리 코스는 전망이 별로 좋지 않고 가팔라서 힘들긴 하지만 천왕봉에 오를수

있는 그래도 짧은 코스이고 당일 산행이 가능한 때문인지 가족단위나 단체일행도 많이 보인다.

 

얼마쯤 내려갔을까 반대편에서 갑자기 후배 한명이 올라오고 있는 걸 만났다.

자기는 대피소 자는것 불편해서 1박에는 못끼고 따로 당일치기로 올라오겠다더니

멀리 일산에서 새벽같이 차를 달려 온것이었다... 대단하다...

반갑게 만나서 후배가 가져온 막걸리 한잔씩 하고... 같이 하산을 했다.

 

하산길은 길고도 지루한 길... 발바닥이 아파온다.

그래도 터덜터덜 내려가다 보니 법계사를 지나서 로타리 휴게소가 나타났다.

그곳에서 점심으로 라면을 끓여먹고 잠시 쉬다가 다시 하산...

법계사를 둘러보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드디어 중산리 입구가 나타난다. 입구의 휴게소에서 먹는 아이스크림 맛은 정말 좋다.

무거운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슬리퍼를 신으니 날아갈 것 같다.

 

후배의 차로 산청의 원지로 이동...

원지터미널 근처의 목욕탕으로 갔는데 하필 공사중이다...

씻기는 씻어야 하는데 어떡하나 하다가... 근처의 모텔중의 한곳으로 가서

방을 두개 빌렸다. 대실로... 여유롭게 모텔에서 남자들끼리 샤워를 하고...

모텔에서 추천하는 근처의 민물장어집으로 이동했다.

예전에 왔을 때는 그곳의 돼지국밥집에서 뒷풀이 했었는데 이번에는 장어로 제대로 몸보신...

 

사람좋아 보이는 아주머니가 내어오신 장어는 민물장어와 바다장어 모두 통통하고

맛이 쫄깃하고 맛있었다. 추가로 주문하며 배불리 먹고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원지의 남강줄기로 보이는 강변도 한적하고 평화로워 보인다.

 

일행중 두명은 그곳에서 고속버스로 서울로 올라가고 후배의 차에 3명이 같이 타서

서울로 올라갔다. 술을 마시지 않은 내가 운전... 중간에 교대....

서울로 오니 시간이 밤 10시에서 11시로 넘어간다.

그래도 큰 숙제 하나 한듯 기분이 뿌듯하고 마음이 든든하다.

 

기회되면 다른 계절에 다른 코스로도 지리산 다시 종주하고 싶다.

남도의 한복판에 어머님같은 산... 넉넉한 지리산의 품으로....

 

 

-------------------------------------------------------------------------------------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