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가량 외근으로 바빴던 회사일도 마무리되고 지친 심신을 추스리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못다쉰 휴가도 가고 있던 중...
가끔 산에 같이가는 후배가 회사 산악회에서 지리산 단풍산행 간다는데
같이 가자며... 덜컥 내 이름도 명단에 넣었다는 거 아닌가...
아직 체력 회복도 안되었는데...
확인해보니 천왕봉 거쳐가는 능선길 종주가 아니라 피아골에서 뱀사골로
넘어가는 종주길이어서 난이도가 아주 어렵지 않고, 단풍철에 단풍구경도 할겸
따라가기로 했는데...
역시나 무박2일은 언제나 힘들다는걸 다시 또 느꼈다. 차에서 자고 새벽부터
등산을 시작해서 20킬로 넘는 거리를 등산을 한다는 건 체력적으로 엄청난
힘이든다. 산에서 자는게 아니라 다시 하산해야 하므로 시간도 맞춰야 하고...
산행고수분들이야 대수롭지 않겠지만...
한달쉬고... 금요일 낮에 동네산을 두어시간 다녀온 걸로는 준비가 안되었지만...
까짓것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금요일 심야에 회사 산악회 버스를 탔다...
피아골 입구의 구례 직전마을로 가야하는데...버스기사님이 착각해서 경남 하동의
직전마을로 코스를 잡아서... 다들 잠들어서 모르는 사이 버스가 지리산을 반대방향으로
빙 둘러 내려가 버렸다. 뒤늦게 코스 수정해서 오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심야시간에 기사아저씨가 깜박깜박 조는 것 같아서 불안한 마음에 잠을 설쳤다.
배도고픈데... 버스에 내려서 바로 등산시작...ㅠ
하늘엔 별이 총총했지만 어두운 산길을 피곤하고 졸리우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발길을
옮기다보니... 피아골 대피소까지...비몽사몽...
대피소에서 라면과 밥으로 아침을 먹고나니 좀 기운이 든다.
날도 점차 밝아지기 시작해서 아침을 먹고나니 환하다.
다시 피아골삼거리 능선까지는 가파른 돌길... 그동안 흘리지 못했던 땀방울이 주루룩...
잘타는 선두그룹은 보이지도 않고... 나머지 직원들하고 뒤에서 허위적허위적...
쉬다가다...능선에 드디어...안착... 지리산 능선 종주길로 접어들었다.
임걸령과 삼도봉을 거쳐 화개재까지...
청명한 날씨에 탁 트인 전망을 즐기며... 단풍 가득한 산들을 굽어보며...
단풍은 산아래는 아직 푸르지만 중턱부터 단풍이 완연하게 들었고... 능선에는 이미 낙엽이
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늘어서 있다. 계절이 빠르게 산 아래로 흘러가는 느낌...
휴일이라서 능선길에는 다른 등산객들도 많다.
화개재에서 뱀사골로 하산길... 단풍든 계곡은 멋있었으나 계단과 돌길로 이어지는 긴 코스는
오랫만의 등산하는 내 무릎을 사정없이 괴롭히기 시작했다.
반도 못내려왔는데 무릎이 어찌나 아픈지... 나중엔 한발을 끌다시피...
스틱을 꺼내 들고 뒤처지지 않게 안간힘... 내가 왜 이러고 가야하나,,, 자괴감까지 들면서...
그러다가 마침내 산 입구까지 당도하니... 안도감과 허탈감까지...
버스시간 맞춰 빨리 내려오느라 뱀사골의 멋진 풍광을 제대로 즐기지 못해 좀 아쉬웠다.
울창하고 웅장한 계곡이 단풍과 어우러져 역시 명불허전 멋지게 펼쳐져 있었다.
다시 버스에 탑승해서 근처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뒤풀이를 하고...
피곤하고 노곤한 몸을 버스에 뉘이고... 단풍철이라 막히는 고속도로를 거쳐... 밤늦게
양재역 출발지점에 도착....
오랫만의 등산이라 힘들었고 코스가 길어서 다리도 아팠지만... 지리산의 가보지 않는
코스를 가보았다는 뿌듯함.... 이번에도 반야봉은 가보지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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