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다시 찾은 정선의 두위봉...그때도 초봄이었는데...
날씨가 흐리고 하산때 비까지 내려서 전망을 제대로 못본곳...
빗속에서도 우람하게 묵묵히 숲을 지키고 서 있던 우뚝 솟은 주목나무가
인상깊게 느껴지던 곳...
민둥산과 더불어 정선의 유명한 산이지만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듯 하다.
다른 산들보다는 등산로의 오염이나 환경이 망가지지 않은 걸 보면...
그렇지만 이번에 가보니 하산때 도사곡휴양림 주차장에 대형버스들이 가득 들어차
있을 정도로 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 그런지
개별로 또는 소규모 등산객보다는 대부분 산악회로 몰려온 단체 산객들...
같이 산행을 해야 하지만 시끄럽고 떠드는 소리에 조용한 산행이 방해되고
진로방해도 되고 호젓함을 즐길수 없어서 단체 산악회 산객들이랑은 가능하면
같은 시간대에 같은 코스는 피하고 싶다.
그렇지만 정상부근 능선은 어차피 서로 거쳐야 할 곳이어서 어쩔수가 없다...
부쩍 바빠진 회사일로 일주일 내내 술에 쩔어 지내다보니 몸상태가 엉망...
토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힘들고... 운전중에 졸립고... 게다가 배가 살살 아파서
갈때는 물론 등산하면서도 코스가 힘든게 아니라 몸상태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날씨가 더운 탓인지 동해로 가는 영동고속도로에 차도 많고 사람도 많고...
일부러 서울근처 휴게소는 피해서 휴게소에 들렀는데
하필 문막휴게소도 사람들로 넘쳐나고... 가뜩이나 화장실도 수리중이어서 임시화장실...
식당의 줄도 어찌나 길던지... 대기하다가 지쳐서 음식을 주문해놓고도 포기해 버렸다.
대신 간단히 토스트랑 김밥을 사서 차안에서 먹고...
화장실은 정선에 닿아서 민둥산역에 차를 주차하고 역의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다...
에구 적어도 여름철에는 일찍 출발해야 할것 같고... 금요일에는 술자리를 피해야 하겠다.
코스는 예전처럼 자뭇골 펜션단지 끝에서 능선으로 올라가서 정상을 지나 도사곡휴양림으로
내려오는 코스... 휴양림에서는 콜택시를 불러서 차량회수...
오랫만에 찾은 정선... 이름만으로도 아우라지 동강 아리랑 가리왕산 등이 생각나는곳...
자뭇골이라는 이름도 특이하다. 입구의 작은 굴다리도 재미있고... 좁아서 왕복으로 한대씩만
드나들어야 한다. 펜션단지 끝에는 두위봉전통24시황토찜질방 건물이 넓찍하니 자리잡고 있다.
찜질방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는데 별다른 제재가 없다. 다행히... 아니면 하산하고 찜질방
이용해줘야 하나 잠깐 생각했지만....ㅎㅎ
찜질방 옆길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입구에 가득한 산딸기들... 크고 탐스러웠는데 막상 따먹어보니
시기도 하고 씨가 딱딱하게 씹혀서 그다지 더 맛보기는 어려웠다, 오랫만에 보는 산딸기라서
보는 것만으로도 추억에 젖게 한다. 어릴쩍 이맘때 산딸기 오디 칡 등이 유일한 간식거리 였는데...
등산로는 널찍하니 걷기 좋은 길, 대체로 흙길이고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기 때문에 급한 경사로는
거의 없다. 바위길도 없고...울창한 숲이 우거져서 그늘지고 시원하기만 하다. 날씨는 화창하고
더웠지만 고도가 높고 공기가 시원해서 더운줄 모르겠다. 능선에서는 바람이 쌀쌀하게 느껴질 정도...
중간중간 샘터가 있는데 가물어서 그런지 물이 많지는 않고 청소도 잘 안되어 있지만 물맛은
얼음같이 차갑고 시원하다. 날벌레들이 많이 달려들어서 좀 성가시기도 했다...
능선길은 울창한 숲아래 온갖 기화요초가 가득한 초원... 그 푸른 싱그러움이 두위봉의 매력이다.
나무가 없는 중간중간 공터나 헬기장에는 초원처럼 곰배령처럼 온갖 야생초 야생화가 어우러져
야생의 밀림 야생의 초원지대 그대로이다.
능선의 갈림길에서 우뚝솟은 바위위로 올라가니 사방이 탁트인 시원한 전망... 예전에 제대로 못보고
지나간 정상도 그대로 보인다. 정상석도 있었다는데 이번에는 정상석이 사라져 보이지 않는다.
능선에서 부터는 산악회 단체 산객들을 만나서 여기저기 시끌시끌... 하필이면 등산로를 가로막고
모여서 쉬거나 식사를 하고 있어서 지나치기 민망하고 보기 안좋았다. 그리고 어찌나 시끄럽게
웃음소리가 나고... 떠드는지 눈쌀이... 저러는게 낙이겠다 싶기는 했지만...
정상에 올라서니 전망이 더 좋다. 숲속 여기저기 솟아있는 바위 봉우리들이 신비로웠고
좀 흐릿하기는 했지만 탁트인 전망이 첩첩히 산봉우리들을 펼쳐보여준다.
배가 계속 아프고 안좋아서 가져간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거의 물만 마셨다.
게다가 이번에는 이온음료도 준비를 못해서 물만 마시다 보니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능선과 정상에 올라서서 전망을 즐기니 살것 같다.
철쭉으로 유명한 산이지만 철쭉은 거의 시들어 떨어지고 대신 다른 여름꽃들이
피어서 철쭉을 대신하고 있다. 수풀속의 이름모를 꽃들도 다투어 피어나고
분홍색의 아름다운 앵초꽃도 보이고...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울창한 수풀과 간혹 전망좋은 능선을 지나 주목군락지로
하산... 1400년이 지난 우리나라 가장 오래된 주목나무를 비롯해서 주목군락지는
원시시대로 돌아온듯 신비롭기만 하다. 묵묵히 오랜 세월 비바람과 모진 풍상을
겪으며 저 나무들은 저렇게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건만...
하산길에도 중간중간 샘터가 있고 계곡을 끼고 내려가는 길이어서 편하고 널찍한
길이었다. 계곡물에 손을 담가보니 너무 차가워서 금새 손을 빼야할정도로 얼음장
같은 차고 맑고 깨끗한 물이 흘러내린다. 이끼가 가득한 바위들이 계곡주변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고....
올라가는 길이나 내려가는 길이나 길고 긴 코스... 중간중간 쉬어가며 가다보니
드디어 도사곡 휴양림이 나온다. 아스팔트 길을 따라 내려가며 길옆 계곡의 풍광을
즐기며... 주차장에 닿았다. 혹시나 카카오 택시를 불러봤는데 가입택시가 별로
없는듯... 인터넷에 콜택시를 검색해서 불렀더니 5분만에 금새 도착하신다.
(033-592-5050 / 011-813-4379)
미터기대로 계산을 받는다고... 자뭇골 찜질방 주차장에 도착하니 12000원쯤 나온다.
오전11시쯤 산행을 시작해서 오후 4시쯤 마쳤다. 다섯시간쯤 소요... 간단히 간식만
먹었고 배가 아파서 좀 힘들었던 점을 고려하면 그래도 생각보단 빠른 시간에
마칠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산행을 다녀오면 모든 병이 낫는것 같다. 몸아픈것도
마음 아픈것 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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