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가평 명지산 등산 ... 가을이 물들어가는 명산, 길고도 긴 능선길 / 2019.09.28

그리운곳아름다운곳

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19. 10. 1. 15:23

본문


9월의 마지막 주말, 오랫만에 높고 긴 코스의 명산으로 등산

가평의 명지산...

1100미터급 왕복 12킬로미터, 소요시간 산속에서 보낸시간이 6시간...

날씨도 완연한 가을날이었지만 산속은 습하고 덥기까지...


처음 명지산을 등산했을때 벌써 몇년전인데 하산길에 남들 안가는

등산로도 제대로 안되어 있는 사향봉쪽으로 내려오다가

같이간 세명이 길을 잃고 산속에서 헤매느라 멘붕이 되었다가

겨우 둘은 계속으로 내려와서 길을 찾았고 한명은 다른길로 헤매다가

119신고까지 하는 해프닝속에 다른 길잃은 분을 만나서 같이 길찾아

내려오느라 하루 왼종일 걸린 추억과 고역의 산이었는데...


재작년인가 겨울에 다시 찾아왔을 때는 사향봉쪽 등산로가 제대로 잘 되어

있어서 쉽게 생각했나보다... 그때는 시야가 탁 트인 겨울이었는데...


이번에는 첫번째 판단착오는 명지폭포로 완만한 계곡따라 길을 올라와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갔다가 다음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해서

정상으로 가야했었는데,

처음 갈림길에서 아무 생각없이 명지1봉 팻말만 보고, 또 앞사람이 가길래

따라 갔더니 능선까지 가파른길을 한참 올라야 하고

능선에서도 다시 1킬로 길을 올라가야 정상에 이르는 길이라

힘을 다 빼고 기진맥진... 2킬로미터 거리가 이렇게 멀줄이야...

게다가 가파른 계단길 돌길...


하산할때도 2봉쪽으로 가다가 갈림길에서 계곡길로 내려와서 왔던길로 돌아

왔으면 쉬웠을텐데....

예전 이맘때 처음 헤매었던 길을 가보고 싶은 욕심에 사향봉쪽으로 하산을

잡은게 큰 판단착오...  하산하는 산객은 나밖에 없었고

오르락 내리락 하며 한없이 내려가는 긴 능선길에 중간에 바위도 나타나고

길도 잘 안보이고... 자칫하다가는 또 길을 잃고 헤맬것 같아서 바짝 긴장...

체력은 다 떨어지고, 간단히 싸가지고 간 간식도 모자르고...

내리막이 많다보니 체중이 앞으로 쏠려서 발가락이 아프고 무릎도 시리고

체력탕진에 기진맥진 거의 탈진할 무렵에야 하산을 완료했다.


혹시나 늦으면 해가 떨어질까 걱정도 되고, 산속에 아무도 없어서 도움도

못받을 것 같고... 산이 우거지다 보니 더 불안하고 걱정이 되었다.

사향봉쪽 능선은 특별히 조망이 트인곳도 없고 오르지 참나무가 늘어선 숲길...

아무도 이쪽으로 안오는 이유를 다시 느낀다... 두번이나 바보짓 하다니...

다시한번 더 꼼꼼히 코스를 숙지하고 산에 겸손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나 혼자 왔을때는 더... 다른이들과 같이 왔으면 서로 논의해보고 결정했을텐데...


명지산은 명산답게 높고 긴 코스에 정상에서의 전망이 너무도 장쾌하다.

약간 구름낀 날씨에 계곡길은 선선했는데

긴옷은 아직 덥고 걸리적 거린다. 산속길은 바람도 없고 습하고...


일찍 출발했지만 거리가 있다보니 익근리주차장에서 10시 넘어서야 출발할수 있었다.

오랫만에 보는 승천사 부처님도 반갑고... 새로생긴 카페도 아담하다.

법당에 부처님께 인사도 올리고...


아직 본격 단풍철이 아니어서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올라갈때 젊은 남녀둘과

한가족들 두 팀만 보이고... 갈림길에서 혼자오신 분 잠깜 같이 가다가 그분은

쉬는 틈에 나혼자 정상까지 계속.... 맞은편에 오는 분도 거의 없었다.

정상에는 단체팀이 한팀 와서 좀 시끄럽고 사진찍느라 한참 기다리기는 했지만...


아직 산도 숲도 푸르지만 간간히 단풍든 나무가 초록속에 붉게 두드러져 보이고

잎새가 물들어가는 나무들이 숲속에 가끔 보이기 시작한다.

계곡을 내려오는 물도 우렁차게 맑고 시원하고 차갑게도 느껴지고...

여기저기 다람쥐들도 많고 새들도 많이 보이고...

양떼구름 가득한 하늘이 멋지고 아름답다...


갈림길까지 올라가는 계곡길은 넓고 완만하지만 대부분 돌이 깔린 너덜길이라서

걷기가 아주 편하지는 않다.그래도 경사가 적어서 속도를 낼수 있었는데

갈림길에서 산속길로 가파르게 올라가기 시작하니 숨이 차고 땀도 나고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지난 태풍에 쓰러진 나무들이 여기저기 나타나고

그 바람에 길을 돌아가기도 하고 등산로가 잘 안보여서 진행했다가 잠깐 돌아

오기도 했다. 그래도 이쪽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잘 보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을 것 같다. 낡은 계단이나 밧줄구간도 보수를 해놓은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넘어진 나무들을 치우지는 않았다.


울창한 숲길과 계곡길은 덥고 숨도 차고... 쉬엄쉬엄 간다고는 했지만 혼자

올라가다보니 마음만 급해서... 정상까지 꽤나 시간이 걸렸다.두시간 넘게 걸린듯...

무엇보다 능선에 올라서서 다시 정상까지 가는 1킬로 거리는

10킬로를 걷는 듯 멀고도 멀게만 느껴진다. 차츰 더 올라가는 코스라서 마지막

힘이 다 빠지는듯 하다...


그래도 정상에 오면 역시나 탁트인 조망에 도달했구나 하는 안도감으로 마음이

다 풀리는 듯 하다. 몸이 힘든 만큼 마음은 더 개운해 지는 듯 하다.

정상주변은 단체객들이 자리를 다 차지해서 할수 없이 정상석이 있는 바위에서

간식을 먹고 앞에서 사진찍는 몇사람 아주머니들이 갖가지 사진을 수집장 찍는걸

지켜보느라 시간을 허비해서 좀 화가 나긴 했지만 그들도 얼마나 마음이 좋아서

저러나 싶어서 지켜만 볼수 밖에...

다만 무슨 100대 명산 인증인지 뭔지 수건을 꺼내들도 비슷한 포즈로 사진을

수십장씩이나 찍는건 기다리는 뒷사람들에게 민폐이다. 혼자나 두셋 온분들에게

기회를 주었다가 자기들은 아무도 없을때 다시 찍으면 될것을...에휴...


기다리는 동안 멀리 명지2봉 3봉 연인산을 굽어보고,,, 첩첩의 산과 하늘을 보고

다시 찾은 명지산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나도 어느 혼자온 분과 서로 사진을

서로 찍어주고...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시끄러운 단체객만 아니었으면 2봉쪽으로 가다가 다시 계곡길로 하산했을 텐데

조용히 하산하고 싶고 예전에 갔던 길 다시 가고픈 맘에 덥석 사향봉쪽으로 내려간게



올라오느라 기력을 다 써버린 탓에 간식을 대충 먹기는 하지만 아침식사도

빵하나로 먹고 온 몸에 긴 하산길은 금새 체력이 바닥나고 두 다리는 천근만근...

더구나 중간중간 바위들은 어찌나 많은지 이리저리 둘러보고 우회길로 돌아가야

했고... 어떨때는 잘못가서 바위를 타고 넘기도 하고... 없는 길을 억지로 넘어가서

보면 반대편이 길이 보이고... 그래도 능선만 잘 따라오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지만... 비가 오거나 어둡거나 할때는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길이 잘 안보이는 곳이

많고...나무가 쓰러지거나 멧돼지가 파헤친 길도 있고...사람이 많이 안다녀서

낙엽이 덮히거나 하면 더 길찾기 어려울것 같다.


중간중간 이정표도 거의 1킬로 넘어 하나정도 있고 산악회 리본도 한두개만 보이고

그나마 없는 곳들이 많다... 한참을 내려가야 산아래 소리가 들리고 개짖는 소리도

들려온다. 처음엔 아무소리도 못듣고 계곡 물소리도 안들리고 오르지 산위애서

조금씩 낮아지는 경사만 고도만 확인하고 가느라 얼마나 왔는지 제대로 가는지

걱정에 불안... 과연 제시간에 내려갈수 있을까...


사향봉에 당도하니 조금 안심이 되지만 여기서도 아직 하산까지는 멀었다....

중간에 계곡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도 분명 있을텐데... 찾지를 못했다...

거의 주차장 입구까지 가야 계곡길로 내려갈수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에 울창한 잣나무 숲길을 만나니 고생한 선물을 받는듯 마음이

울컥한다. 무사히 다행히 잘 내려왔구나... 다신 이길로 안오리라...


간간히 멋진 바위들과 단풍, 우람한 거목들 그리고 사이사이 야행화와 버섯을

보며 마음을 달래긴 했지만 하산길의 불안한 마음에 길을 재촉하다보니

풍경도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내 마음이 몸이 편해야 주변도 세세히

보인다는 걸 다시 느껴본다.


생각해보면 가평의 산들은 대부분 높고 긴 등산로에 험한 산들이 많았던 것 같다.

좀더 겸손하게 체력에 맞게 시간도 넉넉하게 산행계획을 짜야겠다...

오랫만에 가평을 돌아오니 고향에 다시 온듯 반갑다...


---------------------------------------------------------------------------------------------------------------------------------------------------------------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