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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생신에 고향집을 다녀오다 / 2024.06.06

세상살이이야기

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24. 6. 1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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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혼자계신 아버지 생신이라

현충일 휴일에 당일치기로 고향집을 다녀왔다.

가족들이 다 모이지는 못하고 우리집이랑 여동생네만 먼저 다녀오고

형네는 다음날이 병원 검진날이라서 다녀간다고 한다.

 

구순을 훌쩍 넘으신 연세에 아직도 정신력이나 말투는 정정하신데

몸은 나날이 더 쇠약하시고 속병도 자주 드시는듯 하다.

다행히도 작년 겨울내내 다리에 생긴 욕창은 많이 나아지셨고

식사도 잘 드신다.

매일 찾아오시는 요양사 덕분에 병원 입원하지 않으시고

회복되셔서 가족들 시름을 덜었다.

 

고향동네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았는지 텃밭의 땅이 먼지가 풀썩인다.

마당가 보리수 나무 열매가 가득한데 너무 익어서 그냥 떨어진다.

나무 잎도 말랐다.

 

다리치료하시느라 올해는 아직 텃밭에 농사를 짓지 못하셨는데

이제 다시 하실려는지 고랑을 만드시고 거름까지 준비해 놓으셨다.

작년 무너진 집뒤의 돌담은 아직 그대로이고

둑에는 망초꽃만 가득하다.

 

동네도 조용하다. 농사철도 지났는지 경운기소리도 들리지 않고

동네 개짖는 소리와 닭우는 소리만 간간히 들린다.

사람소리가 없다.

날이 더워져서 다들 연로하신 분들이라 집안에 계신듯 하다.

 

날은 더워도 하늘은 가을하늘처럼 푸르고 높고 흰구름이 눈부시다.

해질녘 석양이 구름을 물들이고

살랑 바람도 분다.

 

저녁을 먹고 일찍 출발해서 서울로 돌아왔다.

긴 거리라 차에서만 몇시간을 보내느라 당일치기는 힘들다.

우리집 두 아이들도 차에서도 자고 고향집에서도 자고

계속 잠만 잔다,

 

그래도 자주 뵙지 못했는데 뵙고 와서 좀 마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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