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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6 우울한 날에

나에게로쓰는글

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08. 7. 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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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이 어둡고 숨막히는
온몸을 오싹 죄어드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낡은 냄비에 라면이라두 삶아먹구
비내리는 날 교회 지붕밑에서 웅크리구 앉아
먼 하늘아래 날아가는 흰 새를 보며
이젠 가슴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음을
눈동자에 맺히는 것 하나 없음을
슬퍼할 눈물도메말랐음을...

여전히 휘황찬란한 저 정욕의 네온사인과
음식냄새와 개기름 번질거리는
바벨탑의 성찬에는
흐드러지는 웃음꽃 만발하고
빈손으로 왔다가 영혼까지 팔고 가야할
여기 땅위에는 피터지는 통곡소리뿐.

그러나 낯선길을 가더라도 여전히 미소짓는
예쁜 들꽃과
벗들의 힘찬 손짓과 굵은 땀방울에
새로이 소생하는 희망의 싹에
우리 사랑의 비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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