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지리산 등산 ... 민족의 명산, 가을 단풍등산, 백무동에서 중산리 종주

그리운곳아름다운곳

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12. 10. 23. 15:26

본문

다른 분들은 젊어서나 학교 다닐때 또는 휴가때 많이들 다녀왔다는 지리산을

나는 이번에 처음으로 등산을 다녀왔다.

그것도 당일치기로...

 

봄에 철쭉보러 갈 기회가 생겼다가 일이 생겨서 못가는 바람에 지리산 갈 기회만

엿보고 있었는데... 이번에 단풍구경도 할겸 지리산 정상을 다녀오자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주말 무박 등산을 다녀오게 된 것이다... 달랑 4명이지만...

 

지난 금요일 밤 늦게 동서울 터미널에서 모여서 24시에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탔다.

버스에는 등산객들로 가득 찼다.

낡은 고속버스에 시간대도 심야라서 걱정이 되긴 했지만 다들 쿨쿨 잘도 잔다.

지리산 함양쪽 백무동입구에 3시 40분경 도착... 중도에 두어군데 정류소를 거치는데

내리는 손님은 두세명뿐... 백무동 입구는 도착하는 고속버스 마다 한무리의 산행객들을

쏟아 놓는다... 컴컴한 산입구 새벽 시간에 사람들로 순식간에 북적댄다.

 

불이 켜진 가게와 가로등 빛에 의지해서 등산준비를 하고 화장실을 다녀오고

간식을 먹고... 그러다가 한팀 한팀 차례대로 어둠속으로 줄지어 올라가기 시작한다.

우리도 다소 쌀쌀한 날씨에 옷을 챙겨입고... 화장실만 다녀와서 캔커피 한잔에 몸을 녹이고

산행을 시작했다... 시간을 보니 4시가 넘어간다.

 

헤드렌턴 켜고 밤길을 걸어보기는 처음인것 같다. 그것도 아주 깜깜한 산속을....

무서울 것 같지만 워낙 사람들이 계속 다니고 있어서 서로의 불빛이 의지가 되고

오르는 등산로도 워낙 널찍해서 그다지 산중이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

그저 불빛이 비치는 길과 앞사람 발만 쳐다보며 묵묵히 오를수 밖에....

 

하늘엔 별이 총총하고... 달도 없는 깊은 어둠이 산속에 내려와 있다.

캄캄해서 어디가 어딘지... 천왕봉가는 가장 짧은 코스라지만 13킬로 가까운 종주코스라서

체력이 될까 하는 걱정도 조금씩 든다... 길은 돌로 된 너덜길이고 계속 경사진 가파른 오르막...

누구는 지리한 산행이라고 지리산이라 하는데.... 그말도 맞는 듯 하다.

중간에 불빛에 의지해서 김밥을 간단히 먹었다. 참샘이라는 샘터는 물이 거의 말랐다.

컴컴한 길옆에 계곡 물소리는 나지만... 불빛을 비쳐보면 계곡에도 물이 많이 없다.

가을가뭄이 든 모양...

 

새벽 6시가 넘어가니 어슴푸레 날이 밝아지기 시작하고 렌턴 불빛을 하나둘 끄기 시작한다.

거의 능선길에 다다른 시간... 잠시 숨을 돌리고... 사진도 찍고...

능선길에 접어들어서면서 부터는 길이 다소간 완만해 진다...

시누대라는 작은 대나무 숲이 이어지고... 간혹 반달곰 조심하라는 표지판도 보인다.

동이 터오면서 부터 능선아래 첩첩히 늘어선 산들이 보이고... 지리산 능선길의 풍경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능선은 이미 겨울,,, 낙엽이 다 떨어진 나무들과 시든 풀들뿐...

특별히 주목되는 전경이나 경치도 없다. 꽃피는 계절도 아니고... 단풍은 이미 떨어졌고

눈이 오기는 아직 멀었으니...

 

오직 눈아래 펼쳐지는 산등성이들을 보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으며 가다보니

예전에 장이 섰다는 장터목 대피소에 다라랐다.

시간은 8시가 좀 넘은 시간... 이미 4시간 가량을 산을 탄셈이다...

대피소에도 사람들로 넘쳐난다. 대피소 주변에는 자리가 없어서 멀리 떨어진 공터 한켠에서

라면에 김밥을 펼쳐놓고 먹었다. 1600미터가 넘는 고지대이고 능선이라서 그런지 바람이 꽤나 차갑다.

등산중에 벗었던 옷을 다시 껴입는다. 여기서부터 천왕봉까지 다시 2킬로 정도 더 가야된다.

 

식사를 마치고 천왕봉쪽으로 가는 행렬에 섞여 들었다. 사람들이 많아서 때때로 줄을 서고

내려오는 사람들 비켜주고... 마치 서울 근교산 같다. 이렇게 높은 산에 전국 각지에서 모두 모인듯

여기저기 사투리가 섞여서 들려온다.

정상까지는 완만한 길과 가파른 길이 반복되고... 쉼없이 가다보니 숨이 턱에 찬다...

간혹 사진 찍는 외에는 묵묵히 길만 따라 가다보니... 어느새 정상...

시간을 보니 10시 조금 넘은 시간... 6시간의 산행끝에 다다른 정상...

 

감개가 무량하지만... 1915미터 최고봉에 마침내 섰다는 감격을 느끼기에는

사람들이 워낙 북적대고 시끄러워서... 그 감흥이 반감된다.

정상이 워낙 좁은 바위위라서 위험하기도 하고...

인증샷 찍는다고 줄이 한참이 늘어서 있어서 정상에서 주변 경치를 충분히 보면서

정상 등정의 기분을 만끽할 여유가 없다. 우리도 대충 인증샷 찍고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사람들 북적이는 계절은 피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단풍구경을 못할 것 같고...

어쨌거나 정상에 서고 오니 후련하다.

 

하산길도 지리하고 긴 가파른 길... 다행이 산에 오를때 보다는 내려가는 길은

주변 경치도 보이고 단풍이 많이 든 길이라 전경은 훨씬 좋아진 것 같다.

12시 좀 넘은 시간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있는 법계사에 잠시 들렀다가

그 아래 교차로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한참을 쉬었다. 교차로 대피소에도 사람들이 가득가득...

휴식을 마치고 다시 하산길.....

단풍은 산 중턱 아래로 절정인듯 하다. 단풍에 눈이 즐거워서... 다리 아픈것도 잊을만 하다.

그래도 가파른 길을 지루하게 하산 하려니 꽤나 힘들다.

여전히 돌길이 많고... 간혹 다리와 나무계단들...

 

하산길에 나타나는 망바위 칼바위 정도가 그나마 볼만한 풍경,,,

그리고 계곡 쪽의 단풍이 정말 멋있다. 한폭의 채색화 그림같은 멋진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산청쪽 중산리 입구에 다다르니 거의 오후 3시가 다 돼었다.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산입구 휴게소는 인산인해...

택시를 잡아타고 고속버스 정류장이 있는 원지리까지 이동... 40킬로 거리나 된다...

모자란 잠이 이제야 밀려온다. 졸다보니 어느새 원지리...

차표를 끊어놓고... 동서울에서는 일반 고속버스인데 여긴 진주에서 출발해서 거쳐가는 우등고속이란다.

근처 동네 목욕탕에 들러서 땀을 씻었다. 주인이 등산 쓰레기 버리지 말란다. 많이들 거쳐간듯.

 

목욕탕은 짓고나서 한번도 수리도 안하고 청소도 안한듯... 낡고 지저분하다...

그래도 더운물에 땀 씻을수 있는게 어디냐 싶어서... 간단히 샤워만 하고 나오니 그래도

기분이 살것 같다.

근처 돼지국밥 집에서 안주에 소맥 두어잔하며 지리산 마침내 등산한 소회들을 서로 나누고

밥 한그릇씩 뚝딱먹고... 6시쯤 고속버스에 피곤한 몸을 싣고 서울 남부터미널로 돌아왔다.

 

지리산.... 민족의 명산이요... 수많은 산들과 계곡들을 품고 있는 어머니 같은 산...

당일치기 보다는 다음에 기회되면 대피소에 잠도 자면서 좀더 긴 시간에

종주를 해보고 싶다. 겨울이 오히려 경치가 더 멋있을듯 하다.

아니 이른 아침에 발아래 가득한 운해와 일출을 꼭 보고 싶다.... 기회가 있을까...

비록 사람들은 많았지만 맑은 공기와 낙엽냄새와 첩첩히 늘어선 산들로 이루어진 전망을 보고

1915미터를 다녀왔다는 뿌듯함이... 마치 밀린 숙제를 한 것 같다...

 

어느새 다음 산행을 기획하게 된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