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소백산 눈꽃산행 - 눈덮힌 능선길의 아름다운 설경

그리운곳아름다운곳

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12. 12. 27. 13:29

본문

그간 가보고 싶었던 산중의 하나인 소백산을 이번에 큰 맘 먹고 성탄절 징검다리 연휴 첫날인

12월 22일 토요일 다녀왔다.

작은 태백산이라는 별칭처럼 사계절 수려하고 아름다운 소백산

겨울 설경을 보고싶어서 회사일로 한주일 산에 못가서 다소 무리다 싶었지만

소백산 산행을 감행했다.

 

이번에도 단촐하게 후배 두명이랑 셋이서...

코펠과 버너가 없는 일행들이어서 다소 걱정은 되었지만

보온통에 밥과 뜨거운 물을 준비하고 간식거리등도 넉넉히 준비를 했다.

 

코스는 영주군 풍기읍 삼가리 삼가주차장에서 비로사를 거쳐 비로봉에 오른뒤

능선을 타고 국망봉을 거쳐 초암사쪽으로 내려오는 코스...

초암사에서 버스나 택시를 타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기로 했으나

중도에 만난 다른 산객께서 그러지 말고 초암사 가기전에

삼가리쪽으로 가는 길이 있다고 해서 결국 다시 걸어서 삼가리로 돌아왔다.

이름하여 자락길...

 

토요일 새벽같이 서울을 출발해서 중간에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고

화장실도 다녀왔는데

삼가리 버스주차장에도 화장실이 있고, 탐방로 주차장에도 화장실이 있어서

국립공원은 역시 다르구나 싶었다.

삼가리 버스 주차장에는 버스로 오는 등산객도 꽤 있는데

삼가리 주차장에서부터 비로사까지도 2킬로 남짓 걸어야 해서

가능하면 주차를 비로사 입구까지 올라와서 세워놓고 가는 편이 나을것 같다.

주말이라 설경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을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많지 않고

한적한 편이다. 아마도 천문대쪽으로 많이 올라가는 듯 하다.

 

우리는 삼가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올라서 비로사 입구에서 본격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비로사까지는 완만한 비탈길이었지만 비로사부터는 가파른 길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날씨는 영하의 날씨였지만 평년 기온정도여서 능선까지는 중도에 옷을 벗어야 할 정도로

땀이난다. 등산로에는 눌려 다져진 눈이 깔려있었지만 그다지 미끄럽지 않았고

등산로 외에는 쌓인 눈들이 많지는 않아서 능선에 올라설 때까지는 별다른 풍경이

펼쳐지지 않았다.

 

능선 가까이 접어들자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하고 주변에 쌓인 눈들도 많아 지기 시작한다.

능선에 접어들자 갑자기 온통 새하얀 설경으로 변했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상고대와 눈꽃피는 설경에 경탄이 절로 나온다.

난데없이 길잃은 두더쥐 새끼가 등산로에 뛰어들어서 잠시 소동이 벌어졌다.

어느 굴에서 나온지 알수 없어서 얼어죽지 말라고 낙엽속 깊이 묻어줬는데... 어미가

찾을수 있을래나...

 

중간중간 쉬기는 했지만 비로봉까지는 그다지 어려운 코스나 힘든 코스는 없었던 것 같다.

국립공원답게 등산로도 널찍하고 계단도 잘 만들어져 있고 경사도 급한 길은

거의 없는 듯 하다. 삼가리 주차장에서 비로봉까지 5킬로미터 이지만 멀다는 느낌은 없었다.

바람도 잔잔하고 능선길의 풍광이 너무도 멋져서 힘든것도 금새 잊게 된것 같다.

비로봉 정상 직전은 나무들도 드문드문 있고 탁 트인 언덕길이라서

전망이 좋은 곳인데, 안개인지 구름인지 가득 몰려있어서 희뿌연 운무속에 전망은 없었지만

오히려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서 더 멋진 것 같았다.

 

정상을 앞두고 평안한 기분도 잠시... 정상에 다다랐다는 기쁨도 잠시...

정상의 표지석쪽으로 다가서자 말자 갑자기 불어오는 강력한 칼바람... 차가운 냉기에

다들 깜짝 놀랐다.

날씨가 이렇게 다를수 있나... 같은 정상인데도 표지석부터 그 뒤쪽으로는 완전 북극날씨이고

표지석 아래 올라간 길 쪽은 바람이 잔잔한 온대날씨이니...

어쩐지 사람들이 아래쪽에서 여장을 풀고 식사를 하고 있더라니...

 

말로만 듣던 소백산 칼바람을 온몸에 맞으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얼른 인증샷찍고 바람 안부는 쪽에서 정비를 다시해서 능선길로 접어드니

귓전을 때리는 날카로운 바람소리와 찬기운이 다시금 몰아친다.

능선을 사이에 두고 이렇게 날씨가 다르니 신기할 따름이다.

고글쓰고 얼굴 가리개 뒤집어 쓰고 눈보라속을 얼마쯤 뛰다시피 내려오니

그제서야 바람이 잠잠해진다.

 

쭉 이어지는 국망봉가는 능선길은 설국의 환상 그자체...

늘어선 나무마다 피어난 눈꽃들이 눈서리 내린 바위들과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

등산로를 제외하고는 그간 쌓인 눈이 종아리까지 푹푹 빠지는 상황...

3킬로정도 이어지는 길은 시간이 넉넉했다면 오래오래 머무르고 싶은

장관이었다.

 

중간에 바람이 덜부는 바위뒤에 자리잡고 허기진 배를 급히 채우고

다시 하산길...

국망봉 못미쳐 3백미터를 남겨두고 바람도 차고 눈길상태도 안좋아서

국망봉은 가지 않고 초암사로 내려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눈쌓인 능선을 지나니 계단과 돌섞인 길이 번갈아 나타난다.

미끄럽고 계속되는 내리막길...

이미 5킬로넘게 올라와서 능선길을 3킬로 걸었으니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한다.

 

가뜩이나 내리막길은 다리가 좋지 않은데 소백산 길은 하산길도 길기만 하다.

중간의 돼지바위와 봉바위를 잠시 구경하고

서둘러 내려갔지만 무릎이 아프다가 그다음은 허벅지까지 좋지 않다.

초암사까지 어떻게든 가서 차를 부를까 했는데

다른 등산객께서 택시는 부르면 한참 걸리고... 버스는 가끔 있다고

차라리 1시간 반정도 더 걸으면 삼가리쪽으로 다시 갈수 있다고

자락길 입구를 친절히 가르켜주신다.

 

자락길은 산기슭따라 3킬로쯤 길게 이어진 길로 겨울철 아닌 때에는

산책코스로 딱 좋은 길 같다.

계곡을 끼고 있고 나무도 울창하고...

다만 겨울철에는 특별히 볼만한 구경거리는 없는 듯 하다.

 

다 내려온 기분이었는데 다시 3킬로를 걸으려니 죽을 맛이다.

역시 한주일 쉰 탓에 몸상태가 안좋아진 것 같다.

겨울산은 무리하면 안되는데... 소백산 능선길이 좋다는 말에 코스를 너무

멀리 잡은 듯 하다...

차를 비로사 입구까지 가지고 올라오라고 먼저 일행을 보내고 혼자서

허위허위 2킬로 정도를 다리를 끌며 쉬어가며 억지로 걸어가야만 했다.

 

비로사 입구에 당도하니 온몸의 남은 힘이 다 빠진듯 탈진된다.

차에 오르고 나서야 무사히 내려왔구나... 해냈구나 싶은 안도의 한숨...

 

근처 풍기에 들러서 맛있는 한우고기로 배를 불리고

토요일 저녁시간에 서울로 돌아왔다.

 

1439미터의 소백산... 15킬로미터의 등산코스...

겨울산의 낭만에 빠졌다가 간만에 힘든 하산길을 경험해야만 했지만

정상과 능선길의 환상적인 설경과 전망은 영원히 기억속에 살아있을 것 같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