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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봉과 호수의 조망 제천 금수산 등산 ... 장마중 우중산행, 소나기와 천둥 / 2013.07.13

그리운곳아름다운곳

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13. 7. 1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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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을 운악산에 이어 계속 찾게 되었다.

장마철이고 수도권에만 비가 집중되어서 폭우가 내리는 주말에 한주는 쉴까 하다가

토요일 아침 몇번을 망설이다가 비가 덜내리거나 안내릴것 같은 지역을 검색해보고

가볼려고 미뤄뒀던 제천의 금수산을 가기로 했다.

폭우속에 사람들 만나서 가기는 좀 미안해서 혼자 가기로 결정하고 집을 나섰다.

평상시보다 좀 늦은 시간이라 도로에 차들이 많다. 비내리는 주말에 다들 어디로 가는지...

 

중부고속도로 마장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을 때까지는 비가 조금 내렸는데

다시 출발해서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드니 비가 많이 내린다. 고속도로는 꽉꽉 막히고...

다들 장마철 폭우속에서도 강원도로 가는건지 놀이동산 찾아가는건지...

식사준비도 못해서 마장휴게소 편의점에서 주먹밥이랑 과일이랑 음료수 산걸로 끝냈다.

 

길이 막히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걸려서 금수산 입구의 상천휴게소에 도착하니 11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다행히 이쪽은 비가 내리지 않고 간간히 햇빛도 나고 후텁지근하다.

채비를 갖추고 길을 나서니 더운 열기가 훅훅 느껴진다...

한쪽은 폭우에 한쪽은 열대같은 무더위에... 내가 생각해도 나홀로 나선 등산이 무모하다 싶다.

그래도 어쩌랴 산이 좋은걸...

금수산은 지난번 봄 친구들 모임때 산입구까지 와본곳이라서 낯익고 길도 익숙하다.

주차장에 큰 버스들도 있고 사람들이 꽤 있는데 단체로 산행하는 사람도 있고

산밑에만 놀러온 사람들도 있는 듯 하다.

 

상천휴게소에서 보문정사를 거쳐 용담폭포까지 가는 길은 완만하고 시골동네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이다. 작은 마을도 있고... 마을분들이 마을회관에서 회식을 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정겹다. 오래되어 보이는 낡은 집들도 정겹다...

다만 너무 더워서 금새 땀이 비오듯 한다. 주변 경치는 푸르고 아름답지만...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는 산행하기에 힘든 날씨... 게다가 한낮에 등산을 시작했으니...

 

용담폭포에서 망덕봉가는 길로 접어드니 금새 가파른 길이다. 그러나 조금 더 올라가면

능선길이고 능선은 주로 바위를 타고 넘어야 한다.

계단도 간혹 있고 밧줄도 있지만 아무런 안전장치 없는 바위들이 많아서 겨울철에는 특히나

힘들것 같다. 경사도 가파르고 조심하지 않으면 위험한 길이다. 술마시고 올라오면 금물이다.

 

능선의 바윗길은 다소 힘들고 위험하긴 하지만 조망이 정말 좋다. 멋진 선녀탕이 있는 용담폭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멀리 청풍호수와 첩첩의 산들이 늘어서서 시야가 탁트이고 전망이

정말 좋다... 주변 봉우리들도 바위로 이루어져서 멋진 풍경을 만들어주고....

망덕봉 올라가는 왼편으로 계속 족두리바위와 독수리바위가 각도를 달리하며 나타난다.

위로 갈수록 더 멋지게 보이고...가장 조망이 좋은 곳은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는 발아래

한눈에 펼쳐지는 장관에 입을 다물수가 없다.

 

뒤따라오는 부부 한쌍중에 아내로 보이는 분이 어찌나 감탄사를 지르던지...고요한 등산길에

공해이긴 했지만...얼마나 멋있으면 저럴까 싶어서 귀엽게 보인다.

전망은 좋지만 덥고 바람없는 날씨라서 자주 쉬고 물을 한없이 들이켰다. 나중엔 이러다가

준비해간 물이 부족할까 걱정이 될 정도로...

 

전망이 트인 바위능선이 끝나고 숲길로 이어지는 등산로에 접어들었는데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곧 사방이 어두워지고 빗방울이 후두둑 빗발친다... 낭패다...

얼른 배낭에서 우비겸용 잠바를 꺼내입고 배낭에 레인카바를 씌웠는데 빗줄기가 굵어지고

천둥까지 치니 덜컥 걱정이 앞선다... 등산을 잘못 온걸까...

 

비는 거세게 내리다가 잠시 소강상태로 넘어가다가 다시 오기를 반복하고... 그틈에

얼른 망덕봉을 거쳐서 금수산 정상쪽으로 접어들었다.

망덕봉에는 단체로 온 등산객들이 온통 자리를 다 차지하고 밥을 먹겠다고 난리다.

눈쌀이 좀 찌푸려졌지만 넓은 장소가 그기뿐인듯 하고... 그래도 한분이 자리를 비켜주고

사진을 찍어줘서...용서가 된다....ㅎㅎ

 

금수산 정상으로 가는길은 계속 세찬비가 쏟아지고 천둥이 치는 바람에 몇번이고

숲속이나 능선아래 바위밑에서 멈추기를 반복해야 했다. 천둥이 치는데 능선길에

올라서는건 자살행위 같아서이다.

벼락을 피할려면 단체로 모여있지 말고 외따로 떨어진 바위나 큰나무밑은 피하라는

말이 생각났고... 천둥소리가 가까울때는 움직이지 않고 능선에서 얼른 피했다.

 

그 빗속에서 등산하는 팀들이 여러팀 스쳐지나갔는데 나랑 같은 방향은 아까 그 부부

말고는 아무도 없다. 다들 일찍 올라갔거나 코스가 반대인듯 하다...

비가 워낙 거세어서 준비한 작은 우산을 써기도 했는데 바람까지 불어서 오히려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비가 언제 그칠지 걱정이 슬슬 되고... 하산할 일도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이런 악천후를 겪어보는것도 좋은 경험이다 싶었다... 그러나 천둥과

번개는 무섭다.... 배낭에 스틱이 매달려 있는것도 걱정이고...

 

가다서다가 미끄러운 길을 때론 뛰면서 때로는 엉금엉금 기어서 가다보니

어느새 정상이다... 정상에서부터는 다행히 빗발이 약해지고 바람도 조금씩 잦아든다.

정상에서는 온통 비구름과 안개라서 조망이 하나도 없다. 시간도 많이 지체되어서 얼른

인증사진만 찍고 바로 하산길.... 혼자 가는 길이라 혹시 길 잘못 들어설까 몇번이고

이정표를 확인했다.... 상천리길과 상학리길은 완전 다른코스인데 이름이 비슷해서

자칫 잘못보면 헷갈릴것 같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니 갑자기 탁트인 전망이 나타난다. 구름이 걷혀가는

멋진 조망에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고생한 보람이 있고... 이 멋진 경치를

볼려고 악천후가 있었구나 싶었다..... 겨울이건 여름이건 운해가 몰려오고 몰려가는

광경은 과연 장관이다.

 

하산길은 숲속으로 계속 이어지는 내리막길... 울창한 숲길이다. 그러다가 피곤도 하고

제대로 식사도 못해서 하산길 중간에 잠시 쉬면서 주먹밥과 과일이랑 주섬주섬 챙겨먹었다.

혼자 시간에 쫓겨 먹는 음식은 먹는 재미가 없다... 대충먹고 반은 남겨버렸다...

 

하산길은 능선에서 계곡길로 접어들고 숲은 더욱 울창해지고 원시림 분위기이다.

간혹 하산하는 팀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날씨가 다시 좋아져서 하산길은 수월하다.

비 덕분에 날파리나 벌레들도 보이지 않고...

 

시원한 계곡물에 얼굴을 담그고 발을 씻고 양말을 갈아신고 나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다시 처음의 용담폭포 갈림길로 접어들어서 주차장으로 가는길로 들어섰다.

비에젖은 길과 풀과 나무들이 더한층 아름답다. 작은 동네도 더욱 정겹고...

마을 회식하는분들은 여전히 회관에서 시끌시끌하시다...

주차장에 다다르니 5시가 넘었다... 늦게 출발해서 산위에서 폭우에 지체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린듯 하다. 그래도 무사히 안전하게 하산하니 다행이다. 천지신명께 감사드린다.

 

돌아오는 길에 잠시 청풍호반에 들러서 호수구경을 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도

꽤나 혼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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