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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명지산 등산 ... 겨울비 내리는 날, 비안개 가득한 숲길을 걷다 / 201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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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일은비/신뽀리/가을비 2016. 2. 1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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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은 십몇년만의 추위도 맛보고 눈은 많이 오지 않았지만

그래서 대신에 한가득 겨울비로 대지를 적셔주려 하는지...

포근한 봄날씨같게 기온이 잔뜩 올라가더니...

연이틀 추적추적 봄비같은 겨울비가 제법 많이도 내렸다.

강풍이 불고 천둥번개가 친다고 기상청에서 어찌나 겁을 주는지

산행을 할까 말까 하다가 일단 가보고 힘들면 돌아오자는 생각으로

토요일 조금 늦게 출발을 하였다.

 

겨울비가 내리는 길에는 길도 미끄럽고 비안개가 자욱해서 시계가

안좋아서 차들이 엉금엉금 조심조심...

대신에 비구름이 산줄기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풍경은 정말 멋지고

환상적이었다.

 

명지산 군립공원 입구 주차장에는 날씨탓에 텅비어 있고 사람들도

보이지 않고 한가하다.

시간을 보니 11시가 넘어간다. 좋지않은 날씨에 너무 늦은것 아닌가

싶었는데, 가다가 안되면 돌아오지 하는 생각으로 일단 진행...

 

잠시 비는 그치고 잔뜩 찌푸린 날씨에 바람이 불면 나뭇가지 위의 빗방울이

후두둑,,, 기온은 높아서 혹시나 껴입고 온 옷때문에 금새 더워져서

겉옷은 벗어버리고...

계곡길로 올라가서 정상으로 바로간 다음에 사향봉쪽으로 하산하려다가

혹시나 하산길에 늦은 시간에 능선길을 걷기는 부담스럽고 위험할 것 같아서

일단 사향봉쪽으로 해서 능선타고 정상을 간다음에 계곡길로 하산하기로

했다. 하산시간이 좀 늦더라도 길이 넓고 잘못 하산할 위험이 없기 때문이었다.

 

승천사 가기 직전에 오른쪽으로 사향봉 가는 갈림길....

몇년전 명지산을 왔을때는 사향봉으로 하산하다가 사향봉 지나서 승천사 부근에서

길을 잃고 산속에서 헤매다가 겨우 계곡물소리 따라 내려와서 다행히 길을 찾았었는데

그때는 지도에는 등산로가 있었지만 길이 안보이고 잡초와 나무가 우거져서

길을 찾을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등산로가 다시 재정비되고 이쪽으로도 많이 다니는지

능선까지는 넓다란 임도길... 그리고 능선에서도 등산로가 제대로 잘 보이고

이정표도 잘되어 있었다. 이정표간 사이가 길기는 했지만...

 

비는 다행히 오후들어설때까지는 내리지 않았지만 비안개와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때문에 옷이 젖을 정도였고... 때때로 우산을 펼쳐야 했다.

지팡이겸 비상시에 쓸려고 우산을 가지고 갔기 때문에....

나중에는 비옷을 꺼내 입었지만... 등산길은 나무들과 바람때문에 우산은 임시용일뿐...

비애젖은 길은 질퍽하고 미끄럽고 계속 경사지고 가파른 길이어서

힘도들고 위험하고 신발과 바지가 금새 흙투성이가 돠어 버렸다.

 

초반부터 경사진 길에 힘을 쓰다보니 계속 가파른 길에 가도가도 끝이 없는 느낌...

비안개 때문에 전망은 없었지만 나름데로 안개낀 숲속이 운치있고

지난 가을에 지지 않은 낙엽과 단풍잎들이 마치 늦가을 정취를 느끼게 해줘서

색다른 기분이었다. 다만 나말고는 아무도 등산하는 사람이 없어서 조금 불안하기도 하고

약간 섬찟한 기분도 들고.... 멧돼지라도 나타날까 싶어서 사이사이 일부러 소리를 내기도

하면서 가다보니... 사향봉 표지석이 나타난다...

 

쉴새없이 계속 전진,,, 능선에는 의외로 바위들이 많고 큰 나무들이 가득하다. 군데군데

녹지 않은 눈과 얼음길이 있어서 조심조심...

밧줄구간도 있고 계단길도 나타나고... 봉우리를 넘고 넘고 넘어도 끝이 없이 이어진 길....

중턱 넘어서서는 제법 비가 많이 내려서 비옷을 입고 배낭에 레인커버를 씌우고,,,

1킬로 남기고 4백미터 남기고... 그길이 왜그리 길게 느껴지는지...

시간이 지체되고 늦어져서 더 그런듯 하다. 정상까지 결국 3시간 반이나 걸려버렸다.

정상의 표지석에서는 비바람이 어찌나 거센지... 인증샷도 제대로 찍을수 없어서

간신히 표지석 사진만... 사방에 비구름 비안개 가득해서 전망도 없다...

예전에 왔던 기억도 잘 안나고...

 

정상아래 큰 바위 밑에서 잠시 비도 피하고 허기진 요기를 간단히 떼우고는 바로 하산길...

시간이 오후로 접어들어서 산속은 비때문에 더욱 빨리 어두워지는 기분...

발길도 더 빨라지는데... 길은 내리막길로 미끄럽고 위험해서 속도는 안나고...

마음은 불안하고.... 그래도 정상을 디디고 왔다는 안도감은 ...

한참을 내려오니 드디어 계곡이 나타나고 길도 넓어지고... 이젠 어두워져도 괜찮겠다 싶고

살았다 싶은 생각이 든다....쉼없이 오르고 내려와서 다리가 뻐근하기 까지 하지만...

여유를 부릴 시간은 없어서 계속 강행군....

 

비는 다시 그쳐서 비에 젖은 운치있는 숲속길과 길옆의 멋진 계곡을 보면서 하산하는

시간은 마음도 가라앉고 편하고 좋다. 너무 호젓해서 약간 무섭기는 해도...

드디어 승천사가 나타나고..비에 젖는 山寺, 법당, 미륵불상.... 빗줄기도 다시 굵어진다.

처음의 갈림길을 지나서 주차장에 도착...

여섯시간에서 약간 모자란 시간이 지나버렸다. 사고없이 다행히도 큰 비나 바람 만나지 않고

잘 다녀올수 있어서부처님께, 신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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