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축령산.서리산 등산 ... 멋진 능선과 철쭉동산, 그리고 폭설 / 2016.02.28

삼일절이 껴있는 징검다리 휴일... 같이 다니는 친구가 일요일 시간이 난다고 해서

일요일날 가까운 곳으로 등산... 예전에 몇번 등산 한 곳이지만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겨울의 축령산 서리산을 느껴보고 싶어서 친구랑 둘이 가기로 결정...

 

일요일 늦으막하게 만나서 가다가 아침식사도 하고 휴양림에 도착하니 근교이고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입구부터 차들이 줄을 서고 있다. 버스들도 몇대씩 도착...

조용한 산행은 틀렸구나 싶었다... 눈도 보이지 않고 겨울이라서 경치도 그저그럴텐데

아마도 가깝고 휴양림에 주차하기 편하고 또 코스도 짧고 편한반면에 산은 높아서

산악회나 나이드신분도 찾기 편해서 오시는듯 하다...

 

그렇지만 산위는 눈이 아직 남아있고 미끄럽고 일부 녹아서 질척이고...중간중간

바위도 타야하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 코스가 있어서 초보자나 나이드신 분들이

만만히 볼 산은 아니다...

등산하는 도중에 보니 중간에 지쳐서 쉬고 계시는 분도 많으시고... 힘드셔서 서리산은

아예 안가고 축령산만 타고 중도에 내려가는 팀이 대부분... 그리고 미끄러워서

밧줄구간이나 바위구간에 지체되기도 하고... 계절적으로도 요즘 산은 아무리 낮아도

조심해야 할것 같다.

 

봄이면 진달래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는 서리산쪽의 철쭉동산도 환상적이지만

축령산의 능선에 자리잡은 독수리바위나 남이바위도 멋지고 노송들과 잣나무 숲도

깊은 산속에 들어온듯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휴양림에서 축령산 능선까지는 가파르지만 코스가 짧아서 오를만 하고 그 다음은

능선의 오르락 내리락 하는 길이라서 편하다. 특히나 서리산 가는 길은 널찍하고

양옆에 늘어선 거목들이 가로수처럼 줄지어 있어서 여름철에 와도 그늘을 즐기며

산행하기 좋다.  서리산쪽은 꽃피는 봄이면 능선 하나가 온통 울긋불긋 하고

오래된 철쭉 진달래 나무들이 하늘을 뒤덮고 터널을 이루어서 환상적이다.

 

겨울철에 오면 꽃구경은 못하지만 나름 능선의 전망과 빽빽하게 우거진 꽃나무들을

보며 다가오는 봄을 그려보는 재미도 있고, 능선길은 나름 운치있다.

산 기슭의 임도길도 전나무 잣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이 한폭의 그림같고...

 

친구랑 여유잡고 내려오다가 한두방울 눈이 떨어지더니 서리산 중턱에서부터는

숫제 눈발이 휘날리고 퍼붓는게 아닌가..... 겨울이 끝나는 즈음에 다시 한겨울의

정취를 느낀것은 좋은데.... 문제는 친구가 가져온 차...

축령산 주차장으로 올라오는 길은 가파르고 꼬불꼬불 휘어진 길이어서 눈쌓이면

끝장이라는 친구말에 허겁지겁 하산길을 재촉했다...

 

서리산 임도길에서 휴양림 가는 길은 이미 눈으로 덮혀서 새하얀 눈길과 쏟아지는

눈발로 사방팔방이 눈안개속에 갇혀서 환상.... 그느낌을 즐기고 싶었지만

차때문에 바빠지는 발길....

벌써 푹푹 빠지는 임도길을 지나 휴양림 주차장에 오니 차들 대부분 빠져나가고

몇대 남은 차들이 나갈까말까 하고 있다. 용감하게 내려가는 차들도 보이고...

 

우리도 출발해서 엉금엉금 기다시피 가다보니... 경사진 길에 핸들도 브레이크도 안듣고

오래된 중고차인데다가 이륜구동이라서 속수무책,,, 위험해서 중도에 멈추고

휴양림에 전화를 하니... 기다려 보란다... 좀있으니 눈 밀어내는 차가 몇번 지나가고

염화칼슘을 트럭에서 뿌려준다... 그덕분에 차의 타이어 바람도 빼고 조심스레 진행....

겨우 휴양림을 빠져나왔다. 그사이 눈은 계속 줄기차게 퍼붓고...

 

넓은 국도로 내려오니 그제사 눈발이 멈춘다... 친구도 나도 식은땀을 훔치며

식당에서 주문해놓고 친구가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서 다시 타이어 공기를 채우고...

산행도 즐거웠지만 눈때문에 우여곡절 짜릿한 체험도 해보고...

그렇게 축령산 서리산은 추억을 겨울의 끝에 남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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