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휴가로 가보고 싶던 강원도 고성의 화암사 신선대를 찾았다.
울산바위가 조망되는 최고 입지라고 몇년전부터 갑자기 유명해진 곳인데
화암사 절은 가봤지만 정작 절을 둘러싼 산 능선의 신선대는 가보지 못했었다.
그때는 안개까지 자욱해서 수바위조차 보지 못하고 와서 아쉬웠는데
휴가를 맞아 어느산에 가볼까 하다가 불현듯 그간 가보고 싶던 화암사 신선대 생각이 났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집앞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토스터와 커피를
사서 챙겨서 출발했다.
평일이라 고속도로는 막히지는 않았지만 차가 많았고 중간중간 공사한다고
한차로씩 막고 있는 곳에서는 지체가 되곤 했다.
혼자 음악들으며 장거리 드라이브 하는 기분에 젖어들어 잡념을 버리고
멍하니 달리기만 해본다. 요즘 머리를 짓누르는 여러가지 잡생각들 버리고....
화암사 1주차장에 도착하니 화암사로 올라가는 길은 진입금지이고 일단 1주차장으로
주차비를 선불로 내고 진입해서 다시 2주차장으로 올라가야 한다.
주차관리하는 분이 자세히 알려주지도 않고 그냥 주차장으로 들어가라고 손짓만 한다.
1주차장에 주차해서 2주차장까지 걸어가야하나 하고 두리번 거렸더니
주차장 뒤편에 2주차장가는 팻말이 보인다. 평일엔 진입하라고....
1주차장은 넓고 화장실이 있고 바닥에 돌도 깔려 있는데
절입구의 2주차장은 다소 좁고 바닥이 흙바닥이라 먼지가 풀풀 날린다.
화장실은 1주차장이나 절의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평일인데도 2주차장에 차들이 가득하다. 다행히 주차할 자리는 있다.
등산하는 분들도 있고 절만 둘러보는 분들도 있는듯 하다.
예전에 왔을때는 한가해서 그대로 절 안의 주차장까지 들어왔던 것 같은데
이젠 방문객이 많다보니 출입을 통제하나보다.
주차를 하고 간단히 채비를 해서 절쪽으로 조금 올라가다보니
오른편에 매점이 나오고 왼편으로 수바위와 신선대 올라가는 길이 나타난다.
수바위까지는 금새 올라갈수 있고 여기도 전망이 좋다.
다만 바위는 위험해서 올라가지 않는 편이 나을듯 하다.
신선대까지 올라가는 길은 계속 가파른 경사진 길이다. 중간중간 평지길도 있지만
대부분 계단이나 경사진 오르막이다. 날씨가 기온이 높았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어와서 쉬는 사이 땀을 식힐수 있어서 등산하기 괜찮았다.
그렇지만 오랫만의 등산이라 금새 숨이차고 힘들다. 한무리의 젊은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같이 올라간다. 강아지까지 데리고.... 젊음이 부럽다.
능선의 신선대까지는 잠깐잠깐만 쉬고 계속 올라간 덕분에 거의 45분만에 올랐다.
아직까진 다른 사람들이 없어서 실컷 경치를 즐기고
아래쪽 바위 아래에서 간단히 토스트로 요기를 했다.
바람이 더욱 거세게 분다. 경치는 더할 나위없이 좋다.
우뚝 선 바위로 이루어진 신선대 성인대라고도 하는데 멋지게 웅장하게 서있고
멀리 바다가 보이는 해안까지 탁트인 전망이다.
아래쪽 두개의 바위는 하나는 공같이 둥글고 하나는 동물모양처럼 입을 벌리고
있어서 특이했다.
젊은 두 아가씨가 시원한 차림으로 올라와서 한창 사진찍느라고 포즈를 취한다.
슬쩍 피해서 비껴가면서 역시 젊음이 좋구나 다시 느껴본다.
신선대를 지나 앞쪽의 울산바위가 조망되는 너럭바위쪽으로 갔다.
이쪽은 바람이 어마어마하게 불고 정신을 차릴수가 없고 몸을 가누기가 힘들다.
아이들은 날려갈수도 있을 정도...
세찬바람이 태풍이나 폭풍급이다. 차갑지는 않지만 자칫 모자나 안경이 날라갈수도
있을듯 어마무시했다. 다른 등산객들도 바닥을 엉금엉금 기다시피 움직이고
얼른 사진찍고 자리를 옮긴다.
나는 언제 또 오랴 아까워서 너럭바위를 지나 아래쪽으로 능선 끝까지 가보았다.
너럭바위위에 세월의 흔적으로 샘같은 파인 홈에 물이 고여있는게 특이했고
울산바위 절경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게 멋지고 웅장하고 환상적이었다.
초록의 여름에 이정도 경치인데 가을이나 겨울에는 얼마나 더 멋질까 싶다.
사진으로 보는것 보다 눈으로 직접 보니 정말 좋았다.
다른 등산객에게 급히 사진부탁을 해서 인증샷도 남겼다.
아래쪽 너럭바위 내려가는 길은 산모래가 미끄러워서 자칫 넘어질뻔 했다.
손바닥을 급히 짚느라 작은 상처가 생겼다......
하산하려 내려가는 데 한무리의 등산객이 왁자지껄 들이닥친다,
연세드신 산악회 분들인듯 수십명의 남자분들이다.
다행히다. 섞이지 않아서....
바람에 한창 정신없이 두들겨 맞고 다시 돌아와서 절 방향으로 하산길....
소나무와 참나무가 섞인 길 대체로 계속 내리막이어서 편안히 내려갈수 있는 길이다.
이쪽길로도 올라오는 분들이 간간히 있다. 오후시간이지만 낮은 산이어서 그런지 여유있게
오시는 모양인듯.... 이쪽편도 상당히 경사진 길이어서 힘들어 보인다.
산을 다 내려오니 계곡이 나타나서 시원한 계곡물에 얼굴을 씻었다,
땀을 많이 흘리지는 않았지만 시원하고 청량하다. 여름인가 싶다.
화암사 절에는 연등이 그대로 가득하다. 미륵보살이 있는 언덕위에 올라가서
수바위를 실컷 조망해보고 절풍경도 즐기고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절에도 사람이 별로 없고 한갓지다. 공사하는지 일하시는 분들이 오고간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다시 1주차장으로 옮겨서 화장실도 들르고 짐정리도 하였다.
당일치기라 고성까지 왔지만 바다는 보지 않고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오랫만의 더운날 등산이라 힘들었지만 보고싶은 절경을 실컷보고
강풍에 온몸을 맡겨보고 덕분에 잡념도 다 털어내고 뿌듯한 하루였다.
기회되면 다른 계절에 바람 잦은 날 다시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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