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기일을 맞아 제사를 모시러 고향을 다녀왔다. 형과 여동생과 나만 모이고 각자 식구들은 데리고 오지 않았다.
다들 아이들이 사회생활하고 바쁘고 평일이라서 어머니 자식들만 모이기로 했다.
고향집 근처로 기차를 타고 가서 역에서 여동생과 형과 만나서 한차로 마트에 들러서 장을 보고 고향으로
들어갔다. 셋다 직장생활 하지만 정년이 임박하거나 이미 기한이 지나서 계약연장이거나 2막으로 회사를 옮기어서
평일에도 휴가낼수 있고 시간이 여유로운 덕분이다. 그래서 다들 일박씩 하고 다음날 돌아가기로...
고향집에 텃밭에는 옥수수가 키가 하늘을 찌를듯 자랐고 아버지가 마당가 그늘에서 옥수수를 따서
껍질을 벗기고 계셨다. 작년까지만 해도 고구마도 잔뜩 심으셔서 아주 곤욕을 치렀는데 이번엔 또 옥수수 천지...
형이랑 같이 옥수수를 따서 껍질을 까서 정리하느라 다음날 일찍부터 서둘러야 했다.
덕분에 손톱도 아프고 이파리에 살짝 베이기 까지... 모기에게 몇방 물린건 기본이고...
그날처럼 이번에도 뜨거운 여름날... 해지기 전까지는 너무 뜨거워서 바깥활동이 불가능하다.
봄에는 한창 가물더니 장마가 지나가니 푹푹찌고 뜨겁다. 아버지가 나와서 텃밭 일 하시는것도 걱정이 된다.
해가 져야 겨우 선선해진다. 하늘만 파랗고 구름이 아름답다. 앞집 밭에도 옥수수가 가득하다.
지난번 여기저기 심어놓았던 해바라기는 밭가에 심은 것은 옥수수에 치어 볼품이 없고 나머지는 잘 자랐다.
키가 작은 종류여서 그냥 관상용인듯 하다. 집뒤의 학교 문옆에도 심었더니 누군가 그 뒤에 코스모스를
심어놓았다.
아버지가 텃밭에 참외랑 수박도 심어 놓으셨는데 참외는 노랗게 익었지만 단맛이 약했고
수박은 제대로 잘 익어서 아주 달다.
제사를 지내고 늦게 아주 달게 잘잤다. 창문으로 밤 바람이 살살 들어온다.
이른 새벽에 앞집 닭이 우는 통에 더 잘수가 없었다. 그래서 옥수수 작업도 일찍 시작할수 있었다.
형은 먼저 차로 돌아가고 여동생은 늦게 나온다고 하기에 나혼자 오후 일찍 버스타러 동네 정류장에
나와있는데 더운 탓인지 오가는 사람도 없고 간혹 지나가는 차만 쌩 지나가고 길거리가 한적하다.
모교 운동장도 텅비어 있고 그시절에도 그늘에 뛰어놀던 큰 느티나무만 여전히 그자리에서 지키고 서 있다.
시내버스가 동네마다 다 돌아다니며 승객을 태우는데 연세드신 노인분들 대여섯분 타시고는 자리가 다 비어있다.
시내에 나오니 고속버스 정류장이 없어지고 시외버스정류장이랑 통합되었고 그나마 시외로 나가는 노선도
거의다 없어져 버렸다. 고속기차가 들어서고 자가용이 늘어난 탓이리라... 시외버스 터미널에도 노인몇분만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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